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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위기, 개인은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조국을 방어하는 데 상당히 소홀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조국 방어에 신경 쓰지 않고 생업에만 몰두했다. 최근 여러 사건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나는 황궁 앞 광장에 구두수선 가게를 갖고 있다. 동틀 무렵 가게 문을 열자마자 나는 이쪽으로 연결되는 모든 골목의 입구가 무기를 소지한 자들에 의해 이미 점령당한 것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 병사가 아니라 북쪽에서 온 유목민이 분명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그들은 국경에서 상당히 떨어진 이 수도까지 밀고 들어왔다.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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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인
2021.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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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전을 만나다]파스칼 ‘팡세’ & 김용규 ‘생각의 시대’내가 존엄을 찾아야 하는 것은 공간에서가 아니라 나의 사유의 규제에서이다.많은 땅을 소유한다고 해서 내가 더 많이 갖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공간으로써 우주는 한 점처럼 나를 감싸고 삼켜버린다.사유로써 나는 우주를 감싼다.- 파스칼, ‘팡세’누구일까?“자기 자신과 대결하며 새로운 수 발견, 60승 후 은퇴 선언. 앞으로 의료 과학 신소재 연구, 에너지 관리 효율 연구에 매진할 것” 누구일까? 2016년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3:1로, 이후 프로기사 팀과의 경쟁에서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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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2021.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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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청년의 인문학] 오에 겐자부로의 ‘인간 양(羊)’ & 지식인의 사명늑대가 날뛰던 자리에 울리는 양들의 침묵 외국 군인은 억센 팔로 내 벨트를 풀더니 바지와 속옷을 거칠게 벗겨버렸다. 외국 군인들은 내 등을 구부러뜨려 네발짐승처럼 엎드리게 했다. 나는 벌거벗은 엉덩이를 그들에게 드러낸 채 몸부림을 쳤지만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 성기(性器)가 추위로 오그라들었다. 외국 군인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들이 떠는 소란 뒤에서 킥킥거리는 일본인 승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코 양쪽으로는 끈적끈적한 눈물이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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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인
202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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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를 버리고 일탈하는 한 쌍의 젊은 히치하이크“제가 오늘 운이 좋은데요. 운전한지 5년 만에 이렇게 예쁜 아가씨가 히치하이킹해서 제 차에 탄 적이 없었거든요.”“여자들한테 거짓말 잘하는 사람같아요.”“그게 거북하신가요?”“제가 당신 애인이라면 거북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당신을 모르니까 거북하지 않아요.”“여자들은 늘 자기 애인보다 낯선 남자들을 더 잘 용서해주지요.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니까 잘 통할 겁니다.”“몇 분 후면 헤어질 텐데 그게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요? 제가 비스트리카에서 내릴 거라는 거 잘 아시잖아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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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인
2021.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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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두는 일이 문제다.해질 무렵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그것이다.잊어버린 부드러운 말쓰지 않은 편지보내지 않은 꽃밤에 당신을 따라다니는 환영들이 그것이다.당신이 치워줄 수도 있었던형제의 길에 놓인 돌너무 바빠서 해주지 못한힘을 북돋아주는 몇 마디 조언당신 자신의 문제를 걱정하느라시간이 없었거나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사랑이 담긴 손길마음을 어루만지는 다정한 말투인생은 너무 짧고슬픔은 모두 너무 크다.너무 늦게까지 미루는우리의 연민을 눈감아주기에는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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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2021.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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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젊은 부부의 불길한 세기말적 출산 여행포리스터는 아직까지도 남은 희망에 매달리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럴 때마다 결실 없는 임신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힌 채 제네바를 떠나 지중해 연안의 텅 빈 휴양지를 계속 돌아다니면서, 다시 한 번 심각한 결함을 가진 태아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기다리기만 했었다. 그러나 이번 마지막 임신만은 고대하고 있었다. 거의 도전처럼, 확률은 낮지만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상품이 걸린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여섯 달 전에 주디스가 다시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을 때, 그는 즉시 스페인으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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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인
2021.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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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전을 만나다]하재연 ‘빛에 관한 연구’ & 로버트 카플란 ‘0의 세계’초가 완전히 녹아버린 후 촛불의 빛은 어떻게 되었는지일요일의 흰빛이 월요일 쪽으로 사라져갈 때빛이 사라진 지구가 혼자 돌고 있는 밤을 생각한다.지구는 그때부터 처음의 방식으로 고독해지겠지.굿바이,하고 인간들에게 인사를 하고정말로 우주적 회전을 하게 될 것이다.빛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묻지 않고빛이 어떻게 사라지는지 연구하는 사람들을사랑한 적이 있다.그도 빛과 함께 사라져서,우주적 안녕을 해야만 했고나는 다시먼지처럼이곳저곳에 묻어 있다가,쓱 닦이곤 했다.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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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2021.09.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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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럽의 수학계에서는 비어 있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학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것에서도. 하지만 유럽에 새로 들어온 0이란 숫자가 오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모기장 위에 선 긋고 곡선을 긋는 것 같은 좌표의 원점은 0이 되게 하고, 음수도 양수도 아닌 유일한 수가 유럽에 들어온 것이다. 만약 세상에 0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우선은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컴퓨터도 없을 것이다. 컴퓨터는 0과 1로만 이루어진 이진법을 사용한다. 사용자가 입력하는 모든 정보를 0과1로 처리해 수행하는 것이다.0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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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준
202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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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은 묘하다. 1, 2, 3, 4와 같은 숫자는 그냥 뚱하게 별 느낌이 없다.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을 때 50이 넘는 숫자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 그러다 0을 본 순간 천사를 만난 기분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사탕이 0개일 때는 0이 천사 같지 않다. 0은 싫지만 좋은 면도 있고 좋지만 안 좋은 면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국어사전에는 0이 ‘서식 지정 시 유효하지 않은 자릿수를 0으로 채워 표시함’과 ‘값이 없는 수’라고 나와 있다. 0은 유효하지 않은 숫자이다. 즉, ‘아무것도 없다’와 의미가 똑같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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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예준
202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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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밤, 시골 의사의 이상한 출장마부가 소리치자 힘차고 옆구리 탄탄한 말 두 마리가 멋진 대가리를 낙타처럼 숙이고 문틈으로 나와 콧김을 거세게 내쉬며 똑바로 섰다. 나는 그 남자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데다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판국에 나를 돕는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그는 계속 말을 다루는 데만 열중한다.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한 번도 그런 멋진 마구를 갖추고 타본 적은 없었다.“타시지요.”“자네는 길을 모르니 내가 마차를 몰겠네.”“물론이지요. 하지만 저는 가지 않습니다. 로자랑 함께 있겠습니다.”“안 돼요.”로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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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인
2021.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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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마모루가 신작을 냈다고. 그가 칸에서 한 인터뷰가 화제가 됐길래 내용을 살펴보니 흥미로웠다. 대충 일본 거장 하나를 저격해 평가하기를, 매번 어린 여성을 히로인으로 삼는데 남자로서 자신감이 부족한 탓 아니냐는 비꼼 가득한 발언. 말 자체로는 여성 혐오 가득한 현 일본 애니계를 꼬집는 일갈로 훌륭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이 호소다라는 것에 복잡한 심정이 든다.원작이 있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제외한 그의 작품들 속 히로인, 그리고 여성관은 뭐랄까. 평화롭게 쓰레기나 줍고 다니시는 하야오의 은퇴를 더 가슴 아프게 만드는 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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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희 기자
2021.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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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을 만나다]서숙희 ‘물소리를 듣다’ & 최학준 역 ‘세계 4대 문명’때론 보이지 않을 때 열려오는 귀가 있다.달 없는 밤 냇가에 앉아 듣는 물소리는세상의 옹이며 모서리들을 둥근 율(律)로 풀어낸다. 물과 돌이 빚어내는 저 무구함의 세계는제 길 막는 돌에게 제 살 깎는 물에게서로가 길 열어주려 몸 낮추는 소리다.누군가를 향해 세운 익명의 날이 있다면냇가에 앉아 물소리에 귀를 맡길 일이다.무채색 순한 경전이 가슴에 돌아들 것이니.서숙희 ‘물소리를 듣다’문명, 강의 선물문명은 강을 끼고 융성하며 강을 품고 쇠락한다. 중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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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202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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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는 도시 주변에는 강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또한 옛날부터 메소포타미아 문명,황하 문명 같이 여러 거대한 문명들이 시작된 곳 주변에는 강이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왜 기술과 문명이 많이 발전한 곳 주변에는 강이 있을까? 그 이유를 알아보고 싶었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어야 한다. 먹기 위해서는 농사를 지어 농산물을 수확해야한다. 농사에는 반드시 물이 필요한데 이 물을 바로 강에서 얻는 것이다. 다음으로 말할 것은 요즘 국가 간에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 바로 교류이다.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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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규
202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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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눈부신 문명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높은 빌딩들과 자동차, 대단한 기술력들이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 문명을 최초로 세운 것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지금의 문명은 아주 똑똑한 엘리트들이 만들고 있다. 대기업의 사람들이나 과학자들, 그러나 옛날에는 좀 달랐다. 물론 설계도를 그리는 사람이나 서기 같은 직업들이 문명국을 건설했지만 그 토대를 마련해준 것은 ‘강’ 이었다. 사실 강은 세계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에 나온 것처럼 끝없이 흐르는 강, 그 강으로부터 생명이 나왔다. 물고기뿐만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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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율
202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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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권이 현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어지러운 땅에서 태어났다. 오늘날까지 나는 해독할 수 없는 신들의 행동이나 내 심장의 움직임에 대해서처럼 복권에 대해서도 거의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바빌로니아와 그곳의 소중한 관습에서 멀어진 지금에서야 나는 다소 당황스러워 하면서 복권과 몸에 수의를 두른 사람들이 어슴푸레한 새벽녘에 속삭이던 신성모독적인 추측들을 생각한다.우리 아버지는 복권이 바빌로니아에서 평민들이 즐기던 놀이였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아버지는 이발사들이 구리 동전을 받고서 기호들이 장식된 사각형의 뼈나 양피지를 나눠
함께하는 교육
김시인
2021.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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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청년의 인문학] 헨리 알렉스 루빈 ‘디스커넥트’ & 이와이 슌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오랜 시간 삶의 터전은 발 딛고 선 현실뿐이었다. 그러다 인터넷이 발명됐고, 이제 현실에 데이고 지칠 때 가상으로 유희를 떠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하지만 종종 염려 비슷한 핀잔을 감당해야 한다. 현실의 소통만이 진실하고 올바른 것이라는 사고방식은, 어차피 가짜인 가상에서 관계를 맺어봐야 도피일 뿐이라는 비웃음을 낳는다. 화면 너머 익명의 상대는 이름, 나이, 성별, 적당히 둘러대고 취향대로 꾸며댄다. 타자를 두드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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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우
2021.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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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생을 향해 말한다. - 너는 아름답기 그지없구나.더할 나위 없이 풍요롭고,한결 더 개구리답고, 마냥 밤꾀꼬리답고,무척이나 개미답고, 꽤나 종자식물답다.생으로부터 사랑받고, 주목받고,찬사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순종의 의사를 얼굴 가득 드러내고서언제나 제일 먼저 그 앞에 무릎을 꿇는다.왼쪽이든 오른쪽이든기를 쓰고 쫓아간다.환희의 날개를 단 채 날아오르기도 하고,경탄의 물결에 몸을 던지기도 한다.이 메뚜기는 얼마나 ‘초원’다운지.이 산딸기는 얼마나 ‘숲’스러운지.만약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감히 이런 생각은 품지도
함께하는 교육
박혜진
2021.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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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청년의 인문학]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 K 법정평온한 아침을 급습하는 근면한 국가의 공권력"누구신가요?"K는 곧바로 침대에서 몸을 반쯤 일으키며 물었다. 그러나 사내는 자신의 출현을 잠자코 받아들이라는 듯이 K의 질문을 묵살하고 오히려 되물었다."당신이 벨을 울렸소?""아침식사를 가져오라고 울렸는데요.""아침식사를 가져다 줬으면 한대."그러자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옆방에서 울려왔다."그건 안 됩니다.""옆방에 어떤 사람들이 와 있는지 봐야겠소. 그리고 도대체 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건지 그루바흐 부인의 해명을 들어
함께하는 교육
김시인
202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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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살려두어서는 안됩니다. 세상의 적입니다 저는 그 사람이 있는 곳을 압니다. 안내해드리지요. 갈기갈기 난도질하여 죽여주세요. 그 사람은 저의 스승입니다.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처럼 심한 차별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지금까지 저를 얼마나 조롱해왔는지 참을만큼 참았어요. 제가 지금껏 남몰래 얼마나 그 사람을 감싸주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 사람도 깨닫지 못한 듯해요. 그 사람은 거만합니다. 제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이 스스로 너무 분한 것입니다.그 사람은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
함께하는 교육
김시인
202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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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일까?가까워서 안 보여먼 눈송이와 가까운 눈송이가 하나의 폭설을 이룰 때완전한 이야기가 태어나네.바위를 부수는 계란과 같이사자를 뒤쫓는 사슴과 같이근육질의 눈송이들허공은 꿈틀거리는 소리로 가득하네.너는 너무 가까워서너에 대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을 수는 없겠지만드디어 최초의 눈송이가 된다는 것점 점 점 떨어질수록유일한 핵심에 가까워진다는 것우리의 머리 위에 소리 없이 내린다는 것나는 너의 얼굴을 토막토막 기억해네가 나의 가장 가까운 곳을 스쳐갔을 때혀를 삼킨 입과 외로운 코를 보았지하지만 눈과 귀는 사라졌다구두는 태웠던가
함께하는 교육
박혜진
2021.06.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