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예비후보 “이낙연 출마, 관심 없다” 무반응
지역 정가 “이슈화 자체 부담…애써 외면” 분석
텃밭서 민주당과 싸우기도…이낙연도 ‘딜레마’

4·10 총선 광주 광산을 지역에서 맞붙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4·10 총선 광주 광산을 지역에서 맞붙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4·10 총선에서 광주 광산을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호남의 대표적인 친명계 민형배 의원과 빅매치가 성사됐다. 전국적인 격전지로 부상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경선 과정에서 여러 예비후보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한판 붙자”라고 떠들썩했던 것과 달리 정작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는 무반응에 가까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광산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광주 광산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광산을 선거구는 민형배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다. 민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광주에서 가장 먼저 ‘이재명 지지’를 선언하며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된다. ‘현역 물갈이’ 바람에도 광주 8곳 선거구 중 유일하게 민 의원만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민주당의 텃밭에서 초선인 민 의원의 무난한 재선이 예상됐지만 이 공동대표가 출격하면서 광주 정치 진영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민 의원은 이 공동대표의 지난 10일 본격적인 출마 선언 이후에도 공식적으로 아무런 언급이 없이 무대응으로 나서면서 지역정가에서는 “민주당 텃밭의 자신감”, “언급을 하는 순간 이슈화될 것을 꺼려하는 것”이라는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은 최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공동대표의 출마선언문 등 이야기에 별로 관심을 기울여보지 않았다”며 “출마에 대해선 정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광산을 지역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며 “민주당과 관련 주장하는 것도 무슨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엉뚱한 소리하고 있다. 관심이 없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도 없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무관심’을 말하지만, 지역정가에서의 해석은 다르다. “이슈화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선거전략”이라는 것.

 민주당 텃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민 의원이 이 공동대표의 출마와 관련 언급하는 순간 괜한 불씨를 만들 수 있어, 처음부터 무대응 원칙으로 나서는 것이 최고의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영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는 “민 의원이 내심 상당히 긴장하고 있겠지만 일부러 태연한 척하려고 할 것이다”며 “반응을 안보여서 이슈화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3당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라고는 생각 안하지만 이낙연 공동대표가 국무총리까지 한 비중 있는 인물이니 민주당 텃밭임에도 표심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며 “특히 민주당 공천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많고, 이 공동대표를 미워하면서도 총리까지 하다가 여기까지 쫓겨왔는데 표를 줘야지 하는 동정표가 있을 수도 있다. 게다가 대선 당시 광주에선 이재명 대표와도 여론조사에서 비슷했으니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 예측되기 때문에 민 의원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텃밭에서 이 공동대표의 당선 가능성도 크지 않고,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자 민주당 대표로 지내왔던 만큼 예우 차원에서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병근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출마 자체에 대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평가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지만 총리까지 한 무게감이 있는 정치인이라 예의를 갖추기 위해 별다른 이야기를 안하는 것 같다”며 “상대가 안된다거나 오만한 부분이 내심 있겠지만 경쟁자 이전에 민주당을 탈당하기는 했지만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 공동대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낙연 공동대표 역시 민주당의 문제를 적극 지적한 것과 달리 민 의원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 관련 “특정 정치인과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 광주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시민 여러분과 대화하고 좋은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번 선거기간을 활용하고 싶다”며 “바람직하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설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정가에서는 민주당 텃밭에서 반발여론을 의식해 원론적인 맥락에서만 이야기만 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낙연의 딜레마’라는 것이다. 안싸우기에는 존재감이 없고, 싸우기에는 민주당 텃밭에서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 교수는 “친명 대 반명 프레임이 그동안 먹혔지만 공천이 종결됨과 동시에 끝난 문제”라며 “이제는 이 공동대표가 차기 대권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는 본인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윤석열 정부 심판에 대한 어떤 강한 희생과 헌신 의지를 보여주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것은 이낙연 공동대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민 의원과 차별성 보여주기 어려워 정치개혁을 제시하는 정도로 움직임을 보일 것 같다”고 밝혔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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