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3일 개막…KIA 키움과 개막전
중심타자 악재…이범호 감독 한숨 깊어져

지난 KT와의 시범경기. 관중들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가득 채우며 새 시즌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지난 KT와의 시범경기. 관중들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가득 채우며 새 시즌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팬들이 기다려온 프로야구가 이번주 개막한다. 23일 토요일이다. KIA 타이거즈는 이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홈에서 개막전을 펼친다. 전문가들이 올 시즌 우승 전력으로 꼽고 있는데, 중심타자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새로 사령탑을 맡은 이범호 감독의 한숨이 깊어졌다.

 타이거즈의 주장이면서 이범호 감독이 ‘4번 타자’로 점찍은 나성범의 부상은 기아에겐 분명 악재다. 나성범은 지난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이날 나성범은 경기 도중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끼고 교체됐다.

 정밀 검진을 위해 우측 허벅지를 MRI 촬영, 18일 햄스트링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2주 뒤 재검진 예정이지만, 회복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4월까지 약 한 달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번 부상은 작년에도 나성범을 괴롭혔던 부위다. 작년에는 시즌 전 종아리 부상을 털고 나왔지만, 9월에 또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면서 전 시즌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번 겨울 재발을 막기 위해 하체 관리에 신경을 썼지만 탈이 났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KIA가 대형 악재를 만난 셈이다. 중심타자로서 공수 양면에서 팀의 주축인 타자가 한 달 이상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상 부위가 햄스트링이라 재발 위험성도 높다.

 이범호 감독도 스프링 시즌 동안 구상해 왔던 계획을 전면수정하게 됐다.

 18일 이범호 감독은 삼성전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헛웃음이 나온다”며 허탈한 심정을 밝혔다.

 나성범을 대체할 선수는 없지만, 빈자리를 메울 수는 있다. 이 감독은 “시즌 준비를 잘한 외야 자원이 많다. 나성범이 올 때까지 잘 준비해줄거라 생각한다”면서 “나성범이 부상이라고 팀 자체가 침체하여서는 안 된다. 김호령, 이창진, 최원준, 소크라테스 등이 잘 준비해주면 전화위복이 된다”고 두터워진 선수층을 위안삼았다. 이어 “팀이 가지고 있는 본래 야구에서 변형도 줘야 하는 생각도 든다. ‘빠른 야구’를 해야 하나 싶다”며 적극적인 도루와 작전을 어필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경기에서 주루 도중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끼고 교체된 나성범. 최소 한달간의 공백이 예상된다. KIA타이거즈 제공.
지난 17일 경기에서 주루 도중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끼고 교체된 나성범. 최소 한달간의 공백이 예상된다. KIA타이거즈 제공.

 이번 시즌 주전 1루수를 맡을 예정인 이우성을 외야로 돌릴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 감독은 “우성이도 외야로 한 번씩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최근 황대인의 타격 감각이 좋아 우성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든 선수를 다 활용하며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외야수들이 공격적인 부분에서 초반에 타격감이 좋지 못하면 우성이를 외야로 다시 돌리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1루 경쟁에서 밀린 황대인이 절치부심, 홈런 4개로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를 달성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0.368(19타수 7안타), OPS는 1.482를 기록했다.

 반면 이번 시즌에는 외야에 전념하기로한 최원준의 타격은 살아날 기색이 없다. 저번 시즌 1루와 외야를 오가며 잘 적응하지 못했던 터라, 최원준은 이번 시즌 중견수로 뛰며 기아 외야의 한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범경기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이 0.074에 그친 것. 27타수 2안타, 1할도 되지 않는다.

지난 삼성전에서 3점 홈런을 날린 황대인. 이번 시즌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지난 삼성전에서 3점 홈런을 날린 황대인. 이번 시즌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최형우가 지명타자에서 다시 외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주로 지명타자로 활동하지만, 2018년까지 KIA의 주전 좌익수였다. 지금도 꾸준히 외야 수비를 나가고 있다.

 이밖에 이창진과 고종욱, 김호령과 김석환, 박정우도 투입 가능한 자원이다. 모두 OPS 1.098이라는 나성범을 대체할 순 없지만, 빈자리를 메꿀 자원으론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나성범이 없는 상태에서 최원준의 타격까지 살아나지 않는다면 대체자원을 쓸 수밖에 없다.

 KIA는 지난 2017년 우승 이후 지금까지 개막전에서 내리 패배하며 개막 6연패를 달리고 있다. 개막전 연패도 끊어야 하고, 올해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개장 10주년을 맞이해서 홈개막전을 맞아 다채로운 이벤트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범호호의 출발에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쏟아지고 있지만, 시작이 순탄치 않다.

 기탁영 기자 you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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