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에게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잘해야 할까? 라고 물으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재활용을 잘해야 한다는 것을 가장 먼저 답하곤 한다. 아마도 일상에서 쉽게 환경 문제로 접하는 것이 쓰레기이고, 바로 우리가 그 문제의 제공자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어린아이도 이해하는 생활 환경문제라는 것이다.

 유럽의 환경도시들의 폐기물 정책은 폐기물 발생자체를 줄이는데 목적을 두고, `버리는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로 정착하는데 큰 공을 들여왔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의 경우 시민들의 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홍보와 교육프로그램들을 추진하였는데 폐기물 관련 법규, 폐기물관리 수단과 배경을 주민이 알게 하여 폐기물관리에 한 주체가 되도록 하는 개념이다. 폐기물 관리체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시민들이 그 관리체계를 쉽게 이해해 참여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상에는 어린이나 청소년도 중요하게 고려되어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생산과 소비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있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정책 역시 폐기물 발생 사후 처리에 집중하는 것에서, 사전 생산단계에서부터 폐기물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고, 재활용 재사용 활성화를 통해서 폐기물을 줄여 왔다. 음식물쓰레기 직매립 금지와 자원화 정책 또한 안정화를 이루고 있다. 현재 광주시민의 일인당 일일 생활 쓰레기 배출량은 1.05kg(2007년)에서 0.98kg(2013년)으로 줄었다. 수치로는 개선되고 있음을 보인다.



워낙 다양한 물품 소비·폐기 처리에 혼란

 그러나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는 것일까?

 얼마전 우리 단체가 광주시민 200명을 대상으로 `쓰레기 배출, 재활용에 대한 시민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한 45%시민들이 `분리배출을 해야 하는지 혹은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하는지 모르는 항목이 많다’고 답을 했다. 또한 `감기약 등 폐의약품을 그냥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고 답한 수가 60%를 넘었다. 설문 대상수가 결과치를 일반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나, 그냥 무시할 수도 없는 결과이다.

 워낙에 다양한 물건을 소비하고 결국을 폐기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그때마다 이것을 재활용박스에 넣어야 하나, 관급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하나 하고 애매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비닐·과자봉지·화장용품·소형전자제품 등 분리배출 즉 재활용 대상도 더 넓어졌는데, 아직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분리배출 요령 또한 중요하다. 시민들이 배출한 여러 재활용가능품들이 각 구청별 재활용 선별장으로 모아진다. 여기에서 재선별이 되어 각 소요처로 보내져 새로운 원료로 쓰여야 제대로된 재활용이고 자원순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재활용품이라고 이것저것 한꺼번에 모아진 것을 종류별로 재선별하고 남은 것은 결국 재활용되지 못하는데, 한 구청의 자료를 보니 그 수치가 무려 전체 무게의 88%이다. 시민들이 재활용한다고 내놓는 것 중 88%가 다시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간다는 것이다. 음식물 등 여타 생활쓰레기가 혼합되어 있거나, 일일이 다 선별되지 못한 것들이 그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문제, 사각지대 잘 살펴야

 폐의약품의 경우도 그렇다. 얼마 안되는 양이기에 그냥 하수구나 종량제봉투에 버려도 문제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배출 방법을 몰라서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국립환경과학원 보고에 따르면 4대강 유역하천과 하수처리장 등에서 수질검사를 한 결과 항생제·호르몬제와 같은 의약품 15종의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함부로 버린 폐약품이 한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래서 보건소나 민관협약을 맺은 약국을 통해 폐의약품이 회수되고 결국 안전하게 처리되도록 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 시민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의 완성은 각 당사자가 제대로 인지하고 함께 할 때 일 것이다. 현재의 현상과 결과가 피드백되고 결국 본래의 취지대로 제대로 시행될 때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문제의 사각지대를 잘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소위 환경도시로 알려진 곳이 홍보교육에 애쓰는 맥락이다.

최지현<광주환경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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