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에 협동조합 방식의 지역언론이 있다. 주간지인 영암우리신문이다. 이 신문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지인과 장시간 통화를 했다.

 협동조합 창립 1주년이 돼 가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필자에게 조언도 구했는데, 답을 줄 처지는 아니었던지라 들어주고 공감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문제의 핵심은 재정이었다. 전반적인 경기 불황에, 신생 종이신문이라는 처지를 감안하면 1년 만에 지역에 뿌리 내린다는 게 쉽진 않았으리라. 고충이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신문 운영, 두마리 토끼 사냥

 신문 운영이라는 게 토끼 두 마리를 동시에 쫓는, 험난한 작업이다.

 역할은 공적인데, 토대는 사기업이라는 이중구조에 기인한다.

 취재·보도가 우선 잡아야할 토끼다. 신문 본연의 존재 목적이기도 하다. 자기만의 색깔을 담은 기사를 발굴하는 것, 어떠한 외압에 굴하지 않고 보도하는 것, 모두 쉽지 않다.

 더불어 재정 안정을 위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두 번째 토끼 사냥은 더더욱 험난하다. 신문사라는 게 본래 사업을 위해 꾸린 조직이 아니지 않는가. 이런 이들이 앞장선 수익사업이니 어설프고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업을 공적 역할과 분리하지 못하면 기사와 광고를 바꿔먹기 십상이어서 순식간에 ‘사이비’로 전락한다.

 이런 환경을 잘 이겨내고 영암우리신문이 제대로 뿌리내리기를 기원한다.

 협동조합 방식에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특정 자본의 소유에서 벗어나 편집권 보장 등 신문의 핵심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구조인 건 분명하다. 반면 경영이나 재정을 어느 누구도 전적으로 책임지지 않는다는 한계도 명백하다.

 수익이 비용을 초과한다면 모를까, 적자 구조가 지속되면 당장 존폐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해서 수익을 내는 게 핵심인데, 광고나 사업 수익이 여의치 않다면 당장 기댈 언덕은 조합원 확충일 것이다.

 영암우리신문도 이같은 사정을 모를 리 없으니, 설립 1주년을 계기로 조합원과 구독자 확장에 올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더 필요한 곳에 쓰이면 행복합니다”

 비영리사단법인 형태인 광주드림도 협동조합 형태와 다를 바 없다. 단지 명칭이 조합원(협동조합)과 사원(사단법인)으로 갈릴 뿐이다.

 광주드림도 현재 후원독자 확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매월 5000원을 후원하는 독자 1000명을 더 확장하겠다는 게 목표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목소리를 크게 듣겠다’는 광주드림의 존재 이유를 훼손하지 않고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장치로 판단했다.

 여기저기서 후원 가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매월 기백만 원씩 후원을 약정한 젊은 사업가도 가세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실제 후원이 실현된 날 감사의 편지를 썼더니 이런 답장이 돌아왔다.

 “전 아무 생각없이 삽니다.ㅎㅎ 돈에 있어서 만큼은요~. 필요할 때 요긴한 곳에 쓰이라고 만들어진 게 화폐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것 해야하는 데 돈 없어 못하는 건 쫌 아니잖아요. 저는 돈이란 걸 모아보겠단 생각 자체를 안하고 삽니다. 제가 꿈꾸는 것, 할 수 있는 곳에 그리고 나보다 더 필요한 곳에 쓰이면 그냥 행복합니다.ㅎㅎ” <…중략>

 이렇듯 여러 사람의 귀한 마음이 모아져 광주드림이 존재한다. “애정 넘치는 후원이 헛되지 않도록 가급적 빨리 자립 기반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감사 인사를 대신한다. 채정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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