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교, 종교인들과 관련한 문제로 사회가 떠들석하다. 종교인 과세와 관련된 정치·종교계의 논쟁이 뜨거울 뿐만 아니라, 그 중에서도 기독교 단체에서는 에이즈 전파 및 동성애 반대 시위를 벌이며 온갖 의제들이 공론화되고 있는 중이다.

 에이즈는 동성애자만 골라 감염되기라도 하는 걸까? 왜 골절·위궤양 등 ‘평범한’ 질병에는 무관심하면서 유독 에이즈 환자만 공격하는 걸까? 정말로 에이즈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면 오히려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지 왜 동성애를 반대하는 걸까? 질병과 성애는 별개의 문제가 아닐까?

 지난 11월20일, 광주에서는 최초인 성소수자 행사인 퀴어라이브가 열렸다. 참가자 중에는 ‘보통’의 이성애자도 있었을 것이고, 동성애자도, 무성애자도 있었을 것이다. 아니, 명명할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가진 사람이 있었고, 있을 것이다.

동성애와 ‘정상’성

 한 사람의 성격을 내성적이라거나 외향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네 사람, 열여섯 사람부터는? 그들을 전부 내성적 혹은 외향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묶어 명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그럴 수 없다. 어떤 누군가보다 더 무엇무엇한 성격이 있을지는 몰라도, 하나의 개인을 무엇무엇한 성격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너무나 공허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성애(性愛)만큼은 하나로 수렴되는 무엇으로 여기는 것일까? 왜 이성애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동성애로 여겨지는 것일까? 우리 사회에서 왜 둘을 대립시키려는 시도는 지속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그 당사자로 기독교 단체를 꼽고 싶다.

 지난 퀴어라이브에서도, 그리고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성소수자 행사에 반대하는 시위를 펼치는 것도 모두 기독교 단체들이었다. 그들은 ‘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다’, ‘에이즈 전파하는 동성애 OUT’을 외치며 궁극적으로는 동성애를 ‘타파’하려 한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정상성’을 얻는다. 저렇게나 ‘이상한’ 것인 동성애와 동성애자들을 공격함으로써 이성애와 동성애를 분리하고, 끝내는 각각을 단일한 하나의 성애로 수렴시키는 데 성공한다.

 에이즈는 AIDS(후천면역결핍 증후군)의 한글 발음이다. 병인은 HIV이며, 감염자의 혈액과 생식기관의 분비물에서 검출된다. 즉, 전대미문의 의료사고로서 에이즈 환자로부터 수혈을 받지 않는 이상 성행위를 통해서만 전파된다는 말이다.

 기독교 단체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근거로 동성애자들 대부분이 에이즈 감염자·전파자라는 사실을 든다. 그러나 이는 명제 자체가 잘못된 논리구조를 가지고 있다. 먼저, 우리는 누군가의 성애를 반대할 수는 없다. 주어를 바꿔서, 이성애를 반대한다는 말이 얼마나 이상하게 들리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또 정말 그들의 주장대로 동성애자들이 에이즈를 전파하고 다니며 그 환자들이 세금을 ‘낭비’한다면, 차라리 현재 에이즈 환자에게 보장된 복지정책을 공격해야지 동성애자들을 공격해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은 동성애자라고 칭하고 있지만 사실 동성애자는 게이와 레즈비언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들은 ‘동성애자 = 항문성교자 = 에이즈 전파자’ 공식을 내세워 동성애 자체를 공격하지만, 이는 ‘게이는 반드시 삽입성교를 할 것이다’ 라는 가정과 ‘동성애자는 전부 게이이다’라는 가정을 동시에 내재한, 심각한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는 명제이기도 하다.

종교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2011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은 적이 있었고, 2004년 서울시장 임기 도중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취지의 발언문을 낭독하기도 했으며 이는 당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다. 필자는 이를 이명박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기독교식 예배를 올린 것을 설명하지도 못하고, 쟁쟁한 정치인들이 대선철만 되면 모두 한기총을 찾아가는 것도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성별 이분법뿐만 아니라, 성애 이분법마저 시도하는 기독교 단체들의 기획은 어떻게 성공하고 있는가? 동성애를 옹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목사들도 있는 와중에, 과연 이들은 순수하게 종교적 목적만으로 에이즈 낙인과 동성애 반대를 감행하고 있는가?

 이유와 목적이 어찌되었든, 필자는 이런 인식들이야말로 하루빨리 타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성원 <전남대학교 사회문제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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