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항 이전을 둘러싼 광주시·전남도 사이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양 측의 대화채널이 다각도로 가동되고 해법 모색을 위한 공청회·토론회 등 여론수렴의 자리도 심심찮게 마련되지만 ‘백약이 무효’인 듯하다. 서로 기존의 입장만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지켜보는 시·도민들의 마음 속 상처가 더 염려스러울 지경이다.

 지난 금요일 열렸던 한 토론회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호남미래연대 주최로 열린 이 토론회에서 광주시·전남도는 기존의 자기중심적 사고와 주장만 되풀이했다. 상생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토론회가 오히려 갈등만 키우고 만 셈이었다. 광주시는 “광주공항의 국내선을 무안으로 이전해도 무안공항이 활성화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국내선의 광주존치’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에 맞선 전남도도 기존 주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무안공항을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건 중앙정부의 정책이기 때문에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6일엔 강운태 시장과 박준영 지사가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역시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다 얼굴까지 붉히는 볼썽 사나운 장면까지 연출했었다.

 이렇듯 자기 주장 만 내세워서는 문제 해결에 이를 수 없다. 서로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고 하면 만나서 대화할수록 둘 사이의 거리는 멀어지고 감정의 골만 깊게 팬다. 이제 서로 할 얘기는 다 한 듯하다. 더 이상 새로운 ‘팩트’가 나올 것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정’과 ‘타협’의 기술이 절실해보인다. 지금부턴 대안을 갖고 만나야 한다. 대안 없이 자기 주장만 갖고 만나려면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낫다. 그러려면 양보와 자기희생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자기는 조금도 손해보지 않고 상대방한테만 고개를 숙이라고 해서는 대안의 ‘대’자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 대안을 만드는 데 고려해야 할 모든 요소를 다 펼쳐놓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광주공항을 논의함에 있어 ‘군공항 소음문제’가 중심에서 비켜나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를 전면에 내세워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소음문제만큼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민원도 없을 것이기 때문. 군공항과 광주공항을 따로 떼어놓지 말고 ‘패키지’로 고민하다 보면 의외의 상생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대승적 결단과 자기희생적 대안모색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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