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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오일종 ijoh@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1-05-19 06:00:00

 “무등산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광주에서 이 질문이 왜 성립되는지를 알게 해준 행사가 지난 토요일 진행됐습니다. `46년만의 무등산 정상 개방’이 그 것입니다.

 1966년 군 주둔 이후 46년간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던 무등산의 정상이 이 날부터 열렸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행사’라 칭한 이유, 다 아실 것입니다. 그 것이 이 날 하루 단 6시간 동안의 `이벤트’였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시민들에게 이 정도의 선물을 안겨주는 데도 광주시의 적잖은 노력이 있었다 합니다. 우리 안보여건 상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오후 시간임에도 산을 오르는 사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오전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사람들과 비좁은 등산로에서 맞닥뜨리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습니다. 평소보다 산행시간이 배는 더 걸려 도착한 서석대는 말 그 대로 `인산인해(人山人海)’ 였습니다. 나중에 뉴스를 보니 이 날 하루 5만 명이 무등산을 찾았고, 정상에 오른 등산객만 해도 2만 명을 훌쩍 넘겼다고 합니다. 무등산에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은 사실 새삼스런 것은 아닙니다. 매년 1월1일 아침 해맞이 인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데 이 날 서석대 풍경 속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 하나 추가됐습니다. 등산객들은 이 곳에서 군부대 출입 통제 철조망을 통과하기 위해 뭔가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신분증입니다. 그제서야 서석대 주변에 사람들이 왜 그렇게 길게 줄 지어 서 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한 사람 씩 신분증을 확인한 뒤에야 1미터 남짓 열린 철조망 사이를 지나가게 했으니 그 시간이 오죽 했겠습니까? 그런데도 얼굴 찡그리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46년을 기다렸는데, 이깟 한 두 시간의 기다림이 무슨 대수냐”는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철조망 입구에 도착해서는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서서 몇 시간 기다리는 것이야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지만, 신분증을 보여줘야 이 곳을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 듯 보였습니다.

 “아니, 세상에 제 집 들어가는데 신분증 보여주고 들어가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무등산이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결코 없었을 광주시민들, 이 날 만은 그 생각에 물음표를 달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주인이 따로 있을 것”이란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겠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두 세 시간 씩 줄을 서서 신분증을 보여준 뒤에라야 정상으로 향하는 문을 통과할 수 있었겠습니까? 분명 이 날 무등산의 주인은 광주시민이 아니었습니다.

 어떻든 철조망을 지나 무등산의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토록 오르고 싶었던 산 꼭데기에 올랐다는 감격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천왕봉·지왕봉·인왕봉 등 정상 삼봉(三峯)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꿈만 같았습니다. 아! 그러나, 감격도 잠시. 눈앞에 펼쳐진 삼봉의 모습에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왔습니다. 각종 군 시설이 들어서면서 곳곳의 자연환경이 훼손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군 부대 연병장으로 사용되는 듯한 평평한 공간은 콘크리트가 덧씌워져 있었고, 철골 구조물과 막사 등이 천·지·인왕봉의 자연환경을 삼키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해발 1187m 천왕봉 꼭데기엔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이 곳에 핵심 군사시설이 설치돼 있어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 날의 무등산 정상 개방은 그보다 7m 아래인 지왕봉·인왕봉까지만 한 셈이어서, `반쪽’에 그친 것입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등산의 정상을 원래의 주인인 광주 시민들의 품으로 되찾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육중한 콘크리트 더미와 차가운 쇳덩이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다시 풀과 나무가 자라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누가 이 일을 하나구요? 시민들이 해야 합니다. `무등산 정상 되찾기’ 범 시민운동이 필요합니다. 물론 군 시설을 옮긴다는 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140만 시민이 한마음으로 염원하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광주시와 정치권, 시민사회가 그 일을 앞장서서 추진해주시기 바랍니다. “무등산의 주인이 누구일까” 하는 의문이 다시는 들지 않도록 말입니다.

오일종<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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