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아주 민감한 주제다. 많은 군인들이 죽었고, 이 나라는 여전히 레드 콤플렉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영화는 천안함에 대한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천안함 침몰을 둘러싸고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폭침이라는 정부 발표와는 다른 여러 의혹을 정리해 보여준다. 무엇보다 천안함에 관한 어떤 의혹 제기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격하는 사회 분위기를 꼬집는다. 정지영 감독은 말했다. “내가 이 작품을 기획한 것은 많은 사람이 마음속에 공유하고 있는 문제가 수면에 가라앉아 있으니까 이걸 다시 한 번 고민하고 토론해보자는 거였다. 영화가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니다’라고 단정짓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가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의심을 풀어 달라, 공유하자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인데, 풀린 건 사실 없다.” 쉽게 풀릴 문제였다면 애초에 그 논란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만들어만 졌을 뿐, 개봉이 확정되지 못했다. 주제의 민감함과 연관이 깊다. 정 감독은 “개봉 계획이 아직 없다. 극장에서 (영화를) 붙여줄 수도 있는데 골치 아프다고 안 붙여줄 수도 있다. 그저 노력만 할 뿐이다. 정식 극장 배급이 어려우면 다른 식으로라도, 강당을 빌려서라도 하겠다. 혹시 누군가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낸다 해도 2년, 3년 후 재판이 끝나면 개봉하면 된다”고 했다. 분명 가라앉은 것은 천안함만이 아니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