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복로 문화·상권 활성화

▲ 사람 중심의 보행 환경으로 바뀐 광복로.

 걷기 편한 거리는 도시의 문화와 상권까지도 바꿔 놓을 수 있다. 부산시에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이 있다. 부산 중구 광복로 일대다.

 지난 17일 이곳을 찾았다. 평일 오후였지만 거리 곳곳이 사람들로 활기 넘쳐 보였다. 부산 시민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거리에서 사진 찍고 즐기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런 게 가능한 것은 차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보행 환경 때문.

 문화관광부의 시범가로 조성사업이 진행된 곳이다. 이후 주목할 만한 변화는 거리가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것. 왕복 2차선과 좁은 보도가 있었는데 도로가 모두 세 공간으로 나뉘어져 가운데로 차량이 일방통행을 하고, 양 쪽 공간이 보행공간으로 구성됐다. 보행공간이 차량 공간보다 넓고, 차도 일방통행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차들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쇼핑을 할 수 있다. 또 녹지공간, 쉴 공간이 잘 조성돼 있다. 차량과 뒤엉켜 쇼핑을 하는 여느 도시와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사업 진행이 관 주도가 아닌 상인·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도 의미 있다.

 문군자(63·부산 사하구) 씨는 딸·손녀와 나들이를 나왔다. 손녀는 수변공간에 발을 담그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문 씨는 “예전에는 앉을 곳도 없었는데 이제는 쇼핑하기도 부담없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많아졌다. 주말에 문화행사도 열리고 겨울에 열리는 빛의 축제도 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광복로는 걷기 편한 지역만은 아니다. 장소의 특성을 매개로 사람이 소통하고 다양한 문화가 펼쳐지는 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광복로 차없는 거리’다.

 지난해부터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거리에선 차가 사라지고 거리예술제, 대학축제, 빛의축제 등이 열린다.

 광복로 뿐만이 아니다. 부산 서면1번가, 광안리 해변길, 차이나타운 거리, 부산대학교 앞 등도 차없는 거리가 운영되고 있다. 부산시는 앞으로도 이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물론 차없는 거리를 위해선 주변에 주차장 확보, 끊임없는 상인들과의 적절한 조율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지만 부산시는 이를 차근차근 해결해나가고 있다.

 광주시가 예술의거리 등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광복로는 많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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