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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랑샛강] 정자와 어우러지다 광주호로 흘러
<4> 증암천
조선 sun@gjdream.com
: 2009-10-13 07:00:00
무등산 북쪽 절골에서 발원한 증암천은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 문화, 자연을 품고 있다.

 해발 1187m의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무등산. 그 품만큼 많은 물줄기의 시원이 그곳이다. 광주 북구 지역을 거쳐 영산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물줄기 중 가장 긴 천이 증암천(23.56km).

 증암천의 발원지는 행정구역을 넘는다. 담양 남면 정곡리 무등산 북쪽 절골 상류인 해발고도 600미터 쯤에서 발원한다. 앞에서만 바라보던 무등산을 뒤쪽에서 본다.

 “솥뚜껑 5개가 놓여 있는 것 같아서 정곡리(鼎谷里)라고 했다고 해요. 가물었을 때도 여기선 물이 나요. 산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산 아래 첫집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의 설명. 무등산의 시원들은 마르지 않는다.

 풍암천의 상류인 용추계곡이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면 증암천의 상류는 소박한 폭으로 골짜기를 타고 조용히, 때론 경쾌하게 흘러 내린다. 그러나 천의 경사가 심해 호우시 산사태, 토사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사방댐 공사가 최근에 진행됐다. 깊은 웅덩이를 파 물을 가두고 큰 자갈들을 바닥에 깔아 경사를 완만하게 했다. 재해를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천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무등산 북쪽 물줄기 중 가장 길어

 물줄기를 타고 내려오게 되면 만나게 되는 마을이 평촌마을. 햇볕과 물, 농부의 땀으로 키워낸 노란 들녘이 산, 물과 어우러진다. 여느 상류 지역의 수변마을처럼 주민들은 예전보다 물이 덜 깨끗하다고 얘기한다.

 “우리 어렸을 때는 뱀장어, 메기, 날피리 등이 다양하게 있었는데 이제는 보지도 못해. 그래도 옛날만큼은 아니어도 여기 도랑이 좋아.” 주민 박철호(73) 씨의 말이다.

 천 주변으로 키작은 집들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고, 돌담과 담쟁이 덩쿨이 마을의 풍경을 그려낸다. 천 가까운 곳에 ‘샘’도 있다. 지금도 깨끗한 지하수가 올라온다.

 평촌마을 옆은 내촌마을. 그 쪽 골짜기에서도 물이 내려오고 그 주변은 전부 논이다. 역시 황금 들녘. 천 주변에 인공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하수위가 크게 낮아질 리 없고 때문에 휴경지는 몇 년 사이에 자연학습원인 습지가 돼 있다.

 마을·논들을 지나 천은 큰 도로(887번 지방도) 주변 시문마을에서 북면 경상리 경상저수지에서 흘러온 물을 더해 북서쪽으로 흘러간다. 물이 있는 곳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려 든다. 특히 물과 멀어진 도시와 가까운 지역은 더 그렇다. 남면 연천리, 남면 지곡리가 그러한 곳들. 남면 연천리 증암천 주변 목 좋은 곳은 음식점, 모텔들이 들어섰다. 천 주변은 사유지여서 가까이 다가서기도 힘들다.

 “십여년 전에 들어섰제. 동네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 근데 아무래도 물이 더러워지니까 그게 아쉬워.” 한 주민의 안타까움. 천을 지키면서도 평등하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담양 북면 경상리의 경상저수지.

 물 확보로 얻은 것과 잃은 것

 물이 있는 곳엔 항상 있다. 정자다. 광주 북구 충효동·담양 남면·고서 일대엔 식영정, 환벽당, 송강정 등이 있다. 조선 중기 가사문학의 산실이다.

 도로가 나고 천 주변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섰지만 지금도 천 주변의 풍경은 아름답다. 지금도 소나무 숲 속에 깃든 식영정에서 내려다 본 광주호의 경관은 좋다. 그러나 광주호가 생기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증암천 물은 유유히 흐르다 거대한 댐 광주호로 빨려들어간다.

 1976년 준공된 광주호는 면적이 186ha, 저수량은 1740만 톤에 이른다. 연장 217km의 용수로를 통해 광주 동북부의 평야, 담양 고서·창평·봉산면 등 3155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다.

 댐으로 인해 마을이 사라졌고, 아름다운 경관도 잃었다. 특히 환벽당과 지실마을이 마주하는 곳에 흐르는 물기를 자미탄이라고 했다. 배롱나무가 수없이 붉은 꽃을 피우고 청아한 계곡물이 옥소리를 내며 흘러갔다는 그 곳은 이제 사라졌다.

 “광주댐 막아지면서 자미탄이 다 죽었다. 흙이 바닥에 쌓이고 높이가 사라지고 길이 생기게 되면서부터다. 자미탄에 백일홍 꽃잎이 떨어지면 꽃물이 휘돌아칠만큼 수위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안타깝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정구선 상임의장의 설명이다.

 증암천은 무등산, 광주 북쪽의 낮은 산에서 발원한 물들과 만나 영산강으로 흐른다. 환벽당에 다다르기 전 소쇄원을 지나 닭뫼마을 앞에서 풍암천과 만나고 광주호에 잠긴다. 이후 담양 고서면 교산리와 성월리를 지나 장등천과 운정천을 잇따라 만난 후 와우리 새보들 북쪽에서 영산강 본류와 만난다.

글·사진=조선 기자 sun@gjdream.com


[광주도랑샛강]“주민들 관심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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