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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 현장 “굳이 이렇게까지…”
[호남정맥대탐사]<9> 쑥고개∼경각산∼염암부락재
하종진
: 2009-11-23 07:00:00
경각산에서 바라본 주변 모습. 구이저수지도 보인다.

 햇살이 막 동쪽 산을 넘어올 때쯤 탐사대원들은 쑥고개에 발을 내딛었다.

 오전 8시2분. 차에서 내린 탐사대원들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울긋불긋하게 물든 단풍과 봉긋하게 솟아오른 옥녀봉이다. 지난 탐사 때 이 산에 대해 간략히 들었지만 그 모양새를 보고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짐작이 갔다.

 10월 마지막 날. 호남정맥 탐사대원들의 여정은 쑥고개∼옥녀봉∼경각산∼불재∼염암부락재(작은불재)를 지나는 14km 구간이다. 쑥고개를 오르는 동안 도리깨를 든 부녀가 콩밭에서 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성큼 다가온 탓일까. 쑥고개를 오르는 산길은 그야말로 낙엽 천지다. 탐사대원들이 줄지어 걷자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음악처럼 귓전에 맴돈다.

 “이제 겨울이 오면 걱정이야.”

 한 대원이 이제 곧 겨울 산행이 시작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털어놨다. 이 말을 들은 풍수지리가 이안구 선생은 “아무리 좋은 등산화라도 눈길을 걸으면 발이 시리고 습기가 차오른다. 얇은 양말을 하나 신고 그 위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두꺼운 양발을 신으면 하루 종일 걸어도 걱정이 없다”며 오랜 산행의 노하우를 대원들에게 전파했다.

 낙엽 천지 쑥고개

 오전 9시. 옥녀봉을 오르는 경사 70도 가량의 난코스를 만났다. 급경사에다 수북이 쌓인 낙엽 때문에 자꾸만 발이 밀려 내려간다. 나무든, 돌이든 뭐든지 잡고 산을 올랐지만 대원 중 나이가 가장 많은 한 대원은 힘이 부치는 듯 자꾸만 뒤쳐진다. 대원들은 그렇게 30분 동안 급경사를 올랐다. 이제 고작 1시간30분을 걸었는데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옥녀봉(578.7m) 정상은 산 밑에서 보는 모습과 달리 움푹 팼다. 잠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던 우리들은 옥녀봉의 유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한참 휴식시간을 갖던 대원들은 뒤쳐진 대원 2명이 오고 나서야 이 봉우리를 내려갔다.

 다음 경각산은 옥녀봉을 오르는 길보다 더 험난했다. 급경사와 바위산을 수차례 올라 도착한 곳은 이름 모를 한 바위산. 시간은 11시20분을 달리고 있었다. 드디어 경각산 정상에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이보다 더 높은 또 다른 봉우리가 눈앞에 보였다.

 30여 분을 더 걸어서야 정상(659.3m)에 오를 수 있었다. 풀썩 주저앉은 대원들은 연신 “힘들다”는 말을 쏟아냈다.

 쑥고개에서 경각산 정상까지는 5km 정도에 불과해 2시간이나 2시간30분이면 가능한 거리지만, 급경사가 많아 4시간 가량이 걸린 셈이다. 앞으로 9km 가량을 더 가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몸은 힘들었지만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실로 아름답다. 넓은 평야가 펼쳐졌고 바로 앞으로 모악산 정상이 또렷이 보였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커다란 바위를 만났다. 바위에 올라서자 모악산이 더욱 뚜렷이 보였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이 바위에 이름을 지어줘야겠다”면서 “매가 앉아 먹잇감을 찾을만한 위치여서 `매바위’로 하자”고 말했다.

 

 경사길…4시간 산행후 정상에

 불재에서 점심을 해결한 대원들은 오후 산행을 이어갔다. 불재에 있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참숯 및 구운 소금을 생산하는 곳을 둘러보고 작은불재로 향했다. 탐사 구간상 치마산(568m) 정상을 밟지 않고 옆 고개를 넘어간다. 이 산은 용광사에서 정상 쪽으로 가는 길에 피부병과 당뇨병에 좋다는 얼음굴 약수로 유명한 곳으로, 구이저수지 동쪽 경각선을 바라보고 있는 완만한 산이다.

 경각산을 오르는 동안 시간을 너무 지체한 탓에 대원들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후 3시30분쯤 벌목으로 나무가 베어져 나간 곳을 맞닥뜨렸다. 한 국장은 “다른 곳의 나무를 써도 될 것을 왜 하필이면 호남정맥이 지나는 이곳을 벌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혀를 찼다.

 쉼 없이 걷고 또 걸었다. 산을 오르는 구이저수지가 한 눈에 들어왔고 저수지 너머 모악산은 더 가까이 보였다. 고된 산행에 다들 내려가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오후 5시쯤 염암부락재에 도착한 대원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전주로 향했다.

 다음 산행은 염암부락재∼오봉산∼운암삼거리(초당골) 10km 구간이다.

 글=새전북신문 하종진 기자

 사진=새전북신문 황성은 기자


벌목 현장 “굳이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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