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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삶터를찾아] <9>서울숲
숲속도서관에서 책 빌려 공원벤치에서 읽다
조성부터 관리까지 국내 최초로 공원에 시민운영 시스템 도입
조선 sun@gjdream.com
: 2010-02-17 07:00:00
함께 모여 놀고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공원이용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는 서울숲.

 지난 3일 ‘서울숲’의 곤충식물원에선 서울숲에 살고 있는 곤충들을 만나는 교육이 한창이었다.

 “곤충의 더듬이는 중요한 감각기관으로 냄새, 촉감, 소리, 온도, 습도를 알아내요. 그럼 여러 곤충들의 더듬이의 형태를 한번 비교해볼까요?”

 “장수하늘소의 더듬이는 마디마디로 이어져 있고, 왕빗살나방의 더듬이는 이름처럼 여러 빗살들이 있죠. 이렇게 곤충들의 더듬이 형태도 다 다르답니다.”

 방학을 맞아 서울숲에 놀러온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곤충들을 관찰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교육 프로그램을 이끄는 이들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서울숲, 곤충탐험단’이다. 서울숲이 좋아 곤충들을 모니터링하는 활동을 해왔던 이들이 자신들이 가진 지식을 또다른 이들에게 나눠주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방적인 관 주도나, 전문가 중심의 공원이용 프로그램이 아닌 평범한 일반 시민들이 공원문화 형성에 참여하고 있는 것. 이처럼 서울숲엔 다양한 동식물만 있는 것이 아닌, 교육이 있고 문화가 있고 소통이 있다. 그래서 항상 변화무쌍하고 재미있다. 우리나라 공원 조성과 관리, 공원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곳, 서울숲(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서 공원의 미래를 찾아본다.

 

 책읽기·여름캠프 등 공원문화 생산발전소

 공원이라는 것은 어쩌면 개발을 중심에 놓는 도시에서 자연을 보존하고 자연과 인간이 교감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그런데 공원이 존재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시민들은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공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 활동들이 현재 서울숲에서 진행되고 있다. 바로 다양한 공원이용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숲엔 ‘숲속 작은도서관’이 있다. 서울숲에 놀러온 시민들이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현재 3000여 권의 책이 있다. 개인적으로 책을 빌려 읽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 자원봉사를 하는 도서관 도움이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동화책이나 옛 이야기를 선정해 들려주는 유아 독서 프로그램, 4~10월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책 벼룩시장, 출판사들과 연계한 책전시회 등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서울숲이 문을 열었는데 처음엔 시민들이 공원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모르더라구요. 자장면 시켜 먹는 그 정도 수준이었어요. 자원봉사센터로 사용하려고 했던 공간을 기업 후원을 받아 도서관으로 만들고 ‘책읽는 공원 서울숲’이라는 캠페인을 벌였지요. 의외로 공원에서 책 읽으면서 휴식하는 분들이 많았고, 차츰차츰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돼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죠.”

 ‘서울숲사랑모임’ 이한아 팀장의 설명이다.

 이것을 계기로 2007년 수유방 설치, 유모차 대여 서비스, 2008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토양개량 프로젝트, 2009년 도시농업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한 시민가든페스티벌 등 공공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올해는 ‘도시를 지키는 서울숲’이라는 주제로 습지생태원에서 기후변화학교가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유아부터 노인까지 서울숲의 생태를 만날 수 있는 생태교실, 주말가족생태나들이, 여름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공원관리에 참여하는 것이 서울숲의 강점이다.


 시민이 조성하고 관리하고

 이처럼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실행될 수 있는 것은 서울숲의 ‘독특한’ 운영체계에서 기인한다. 공원 조성부터 관리까지 ‘관’이 하는 것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일반화돼 있다. 그러나 서울숲은 공원조성부터 시민들이 함께 했다. 2003년 서울에 숲을 만드는 NGO 재단인 (재)서울그린트러스트가 창립됐고 4000명의 시민과 70여 개의 기업들이 47억 원의 ‘시민기금’을 만들어 서울숲 내 3800평의 그린트러스트숲을 조성했다.

 현재 서울숲은 시와 민간이 역할분담을 해서 관리하고 있다. 공원조성의 과정이 그러했듯 공원관리에서도 시민참여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서울숲이 문을 열기 한달 전인 2006년 5월 시민모임 ‘서울숲사랑모임’이 결성됐고 서울그린트러스트 소속의 상근활동가들과 자원활동가, 사회봉사자(청소년,대학생,기업,지역주민)들이 주축이 돼 기금, 프로그램, 자원봉사, 공원홍보 등을 담당하고 있다. 관 조직인 서울숲관리사무소는 시설물 유지관리, 조경관리, 재산관리 등을 맡고 있다. 관리 예산의 일정 부분이 시민기금을 통해 충당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 서울그린트러스트를 통해 들어온 개인·기업 후원금, 프로그램 참가비, 현물지원, 자원봉사 등을 통해 만들어진 사업비가 2008년 3억 원 가까이 됐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곤충교육을 진행하는 곤충탐험단도 서울숲사랑모임의 자원활동가 모임. 처음 15명으로 시작했던 자원활동가는 150여 명으로 늘어났다. 활동하고 있는 영역도 다양하다. 생태교육을 하는 서울숲지킴이, 공원가꾸기에 참여하는 서울숲 가꿈이, 홍보와 기록 등을 맡는 서울숲 알림이, 숲속 도서관을 운영하는 도서관 도움이, 서울숲 안내도움이, 서울숲문화도슨트 등이다.

 “서울숲의 주인이 ‘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해선 시민들 스스로 뭔가를 하고 싶고, 해낼 수 있게 하는 장을 만들어주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장들이 많은 것이 지금의 서울숲 시민참여관리를 가능하게 한 것이죠.” 이한아 팀장의 설명이다.

 조성부터 관리까지 국내 최초로 공원에 시민운영 시스템을 도입한 서울숲의 가능성들은 광주푸른길, 부산100만 평 공원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우리보다 앞서서 시민들의 절대적인 힘으로 관리되고 있는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더 많은 주인’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서울숲에선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사진=서울숲사랑모임 제공>


[녹색삶터를찾아] <9>서울숲
시각장애인 위해 `향기 정원’ 조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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