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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 벌목 심해 휑한 고갯길
[호남정맥대탐사]<16> 곡두재~대각산~밀재
광주드림
: 2010-03-08 07:00:00
대각산을 지나 어은마을로 가는 길에 만난 순창군 복흥면 강선마을.

 2주 만에 호남정맥 산행 길에 다시 올랐다. 지난번 내장산 산행 땐 무릎까지 차오른 눈과 길을 잃으면서 고생했지만, 이번 산행은 무난했다.

 눈 대신 오랜만에 폭신한 낙엽을 밟으며 트레킹하듯 산을 올랐다. 호남정맥 15번째 산행은 곡두재∼대각산∼도장봉∼밀재 13km로,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경계를 따라 걷는 산행이다.

 2월5일 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과 사진기자, 취재기자 등 단 4명 만이 산행에 나섰다. 원래 산행 일정에서 하루를 앞당기는 바람에 많은 대원들이 참가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대원들은 오전 8시30분쯤부터 순창군 복흥면 덕흥마을 곡두재를 시작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완만한 잡목 숲길을 걸어 380m봉에 도착한 대원들은 곧이어 무덤 3기가 넓게 자리 잡은 묘역을 지났다. 이어 1시간20여 분을 더 걷자 드넓은 논밭이 펼쳐진 평야를 만났다. 감상굴재다.

 논두렁을 가로질러 한참을 가니 인부 5명이 논 옆에 큰 건물을 짓고 있었다.

 전남에서 왔다는 이들은 “여기부터가 전라남도입니다. 이 길을 경계로 전북과 전남이 갈리죠”라며 친절히 길 안내를 해줬다. 좁은 이 농로를 경계로 전북과 전남이 갈린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농로 끝에는 ‘전남 장성군 북하면’ ‘전북 순창군 복흥면’이라고 적힌 도로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승우 사무국장은 “여기서 한참 더 내려가면 전남 장성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농로를 경계로 전북과 전남

 대원들은 감상굴재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쉼 없이 걸었다. 대각산 정상을 향하는 길이다. 470m 봉우리에 도착한 대원들은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진 능선을 따라 500m 봉에 다다랐다.

 오전 10시50분쯤 대각산(528m)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담양 304.1999 복구’라고 적힌 삼각점이 땅에 박혀 있었다. 북쪽으로 국도재에서 백암산 상왕봉까지 지나는 정맥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고, 왼쪽 편으로는 금월리에서 풍암리로 이어지는 드넓은 농경지가 보였다.

 20여 분을 더 걸은 대원들은 햇볕이 잘 드는 묏자리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했다. 다음 목적지는 1시간 여를 더 가야 하는 어은동 마을. 한 국장이 “굳이 산길로 가지 말고 도로를 이용해 마을을 둘러보자”는 말에 다들 흔쾌히 받아들였다.

 어은마을은 조용했다. 마을을 지나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대원들은 허름한 집들과 장작더미, 논밭을 보면서 고향의 향수에 젖어들었다.

 마을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 때 쯤 세 사람이 양팔을 벌리고 안아야 할 정도의 큰 당산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안내판에는 ‘300년이 넘은 보호수’라고 적혀 있었다.

 당산나무 아래에서 점심을 해결한 대원들은 오후 1시쯤 다음 목적지인 도장봉(456m)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제 남은 구간은 약 6.5km. 앞으로 지금까지 온 거리를 더 가야 한다.

 장작더미·논밭…어은마을

 도장봉 길에서 대원들은 잠시 길을 잃었다. 갈림길에서 항상 대원들을 인도했던 ‘깃’이 없었던 탓이었다. 숲길을 헤쳐 나가 도장봉 정상에 도착하고 나서야 안도를 했다.

 도장봉을 지나 어은마을에서 본 크기의 큰 당산나무를 또다시 만났다.

 한 국장은 “이곳은 옛날 전북에서 전남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 형성돼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길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40여 분을 더 걷자 또 다른 봉우리(460m)가 눈앞에 들어왔다. 점심을 먹은 탓인지 나른함이 몰려왔지만, 대원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단숨에 정상을 정복했다. 앞서 간 대원 한 명이 지친 듯 정상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얼마나 남았나요?”

 ‘산행 종착지점에 거의 다 왔겠지’라는 생각을 했을 때쯤, 눈앞에 험준한 돌산(520m) 하나가 대원들을 가로막았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금방이라도 앞쪽으로 무너질 듯 했다. 먼발치에서 이 산을 보자마자 올라갈 걱정부터 앞선다.

 이 산 바로 앞은 벌목으로 휑했다. 나무를 다 벤 탓인지 유난히 바람이 드셌고 벌목지대 곳곳에는 잡목들이 놓여 있었다.

 한 국장은 “참나무만 벤 걸 보면 참숯이나 표고버섯 재배로 활용하기 위한 것 같다. 호남정맥 구간에선 벌목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라며 씁쓸해했다.

 오후 3시20분쯤, 벌목지대를 가로질러 험난한 돌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70도에 육박한 급경사는 지칠대로 지친 대원들의 체력을 시험하는듯 했다. 정상에 올라서자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해졌지만, 산행 종점인 밀재가 바로 눈앞으로 보여 다시 힘이 솟는 듯 했다.

 대원들은 택시를 타고 차를 세워둔 덕흥마을로 향했다. 전주로 돌아오는 길, 이제 호남정맥 전북 구간 산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다음 산행 구간은 밀재∼추월산∼천치재다.

 글=새전북신문 하종진 기자

 사진=새전북신문 황성은 기자

[광주전남녹색연합·전북녹색연합·광주드림·새전북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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