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장외경륜매장 설치 토론회서 해당 기업 질타
찬성측은 “구와 직접 대화 원한다”…토론회 보이콧

광주 충장로 장외경륜장 설치를 위한 건물 용도변경 신청자가 건물주인 삼능건설인데, 현재 법정관리중인 기업이 문화시설로 왜곡해 용도변경을 신청한 건 행정기관과 법원을 기만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2일, 동구청은 벤처빌딩에서 경륜장외매장 설치신청에 따른 주민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경륜장외매장 설치 반대 패널로 나선 김기홍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명백한 도박산업을 문화시설로 용도변경 신청을 한 건축주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삼능건설은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으로 법원에게 허가받지 않는 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없는데 건축주의 자격으로 구 엔터시네마 건물 용도변경을 신청했다”면서 “도박시설을 문화시설로 용도변경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제재를 하지 않은 것도, 삼능건설이 도박시설을 유치하려는 것 자체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즉, 법원이 삼능건설의 의도를 알았다면 법원에게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이며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삼능건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어 김 처장은 경륜장외매장에 대해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주장했다.

“경륜장외매장을 설치해 얻는 이익보다 이로 인해 생겨난 도박중독 등 사회적 폐해가 더 크며 실제로 시와 구가 얻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계림동 화상경마장의 경우 1년에 이들이 벌어들인 돈의 10%인 160억 원의 레저세를 내고 이중 시에게 들어가는 경우는 80억 원이다. 반대로 말하면 1600억 원의 돈이 도박산업으로 빠져나가는 것인데 이는 광주시의 명백한 손해”라는 것.

김 사무처장은 또 “광주가 충장로와 금남로에 아시아문화전당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지금 당장 상권 활성화를 위해 경륜장외매장을 설치하는 것은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먹는 것과 같다”면서 “경륜장외매장을 설치하면 훗날 충장로 상권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경륜장외매장 찬성 측 패널인 충장로5가 상가번영회 측은 동구청과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토론회에 불참했다.

채용배 충장로5가 상가번영회 회장은 토론에 앞서 호소문을 내 “과거 충장로 5가는 행정의 중심이었지만 시청과 도청 이전 후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낡은 도시가 돼버렸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상가번영회와 지역주민들은 경륜 장외매장 유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치가 결정되면 지역민 일자리 창출과 유동 인구 유입으로 상권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는데, 구청은 우리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있다”면서 “토론회 또한 시민단체가 패널로 나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구청 관계자가 직접 나와 소통하고 유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김일환 광주일보 부국장의 사회로 경륜매장유치 찬성 측 패널로는 채용배 충장로5가 상인회장, 김보필 충장로5가 상인회 총무가 나왔으며 반대 패널로는 김기홍 광주경실련 사무처장, 박강복 kns뉴스통신 정치부장이 참석했다.

한편 동구는 경륜장외매장 설치를 신청한 구 엔터시네마 건물의 용도변경 여부를 오는 30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건물용도변경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창원경륜공단이 문화체육부에게 유치 허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동구는 해당건물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청춘영화관’ 유치와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동구의회도 지난 4월 21일 해당 안건을 부결처리한 바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경륜장에 대한 최종 승인여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지고 있다”며 “유치시 찬반토론회를 통한 주민의 의견, 의회와 관련 부서, 구청장의 의견을 첨부한 자료를 문체부에 제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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