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스터 플랜 수립 사업 계획 전면 수정키로
영산강·황룡강에 ‘광주 5림’ 복원·도심 재생 포함
“섣부른 과욕 부작용될라” 우려도…추가 예산 등 과제

▲ 광주 극락교 인근의 도로.

 광주시가 ‘광주의 관방제림’을 꿈꾸며 추진했던 ‘100년 숲길’ 조성사업을 사실상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접근이 어려운 하천 제방에 나무를 심는 사업 방식에서 ‘도심 숲’을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튼 것. 이에 ‘100년 숲길’에서 ‘100년 숲’으로 사업 명칭도 변경했다.

 실제 100년을 지속할 광주의 대표 숲을 만들자면 그에 걸맞는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필요한 예산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름만 거창한 ‘가로수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추진된 ‘광주 100년 숲길’ 조성사업을 ‘광주 100년 숲’ 조성사업으로 변경키로 하고, 이르면 이달부터 사업 추진을 위한 마스터 플랜 수립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당초 “지역의 대표 숲길을 조성하겠다”며 영산강·황룡강 강변 57km 구간에 튤립나무, 왕벚나무, 은행나무 등 각종 가로수를 식재할 계획이었다.

 담양의 관방제림 같은 곳을 광주에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업 대상지가 시민들의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절반 가량이 차량이 통행하는 곳이어서 ‘숲길’로 이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전체 구간 중 차량 통행 구간을 뺀 절반 중 35%도 농로 이용구간이다.

 환경 현안을 다루는 광주시 민간 협치 기구인 ‘광주 초록도시 거버넌스’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광주시는 당초 계획에서 올해 진행하기로 했던 구간만 사업을 진행하고, 이후 사업은 향후 수립될 ‘마스터 플랜’에 따라 진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진행하려 했던 영산강 첨단대교~영산교 구간(우안) 2.6㎞, 영산강 극락교~서창교~송대 배수장 구간(좌안) 5㎞를 비롯해 올해 사업 대상지인 영산강 극략교~승촌보 구간에는 나무를 식재할 계획이다.

 이후 사업은 큰 틀에서 세 가지 내용을 담는다. 기존 영산강·황룡강 숲길을 포함해 푸른길, 광주천 등 도심 숲을 연결하고, 폐가 등을 활용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와 연계해 광주의 옛 5림(운림·방림·양림·덕림·서림)을 복원하는 내용을 더하는 것이다.

 시는 “기존 사업이 하천 제방만 대상으로 했다면 앞으로 추진할 사업은 도심 속으로 향하게 된다”며 “100년 숲길 사업 대상지였던 영산강·황룡강에 대한 자세한 사업 내용도 마스터 플랜을 통해 새롭게 수립하게 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광주시가 기존 사업을 밀어붙이지 않고, 사업 대상지와 내용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사업 내용이 지나치게 광범위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영산강·황룡강 57㎞ 구간을 전제로 투입키로 했던 예산이 100억 원(국비 50억 원, 시비 50억 원)으로, 도심 내 사업 추진에 대한 추가적인 예산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추가 예산 확보 없이 기존 예산에서 사업 내용만 넓힐 경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업이 될 공산이 크다. “‘100년 숲’을 내세워 이곳저곳에 가로수 심는 사업에 그칠 경우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마스터 플랜 수립과 함께 체계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이유다.

 ‘100년 숲 마스터 플랜’ 9월 마무리를 목표로 추진될 예정으로, 시 관계자는 “마스터 플랜이 나오면 추가 예산 부분도 계획을 편성할 것이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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