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차 광주시국촛불대회…떠나지 못하는 시민들

▲ 25일 촛불집회에서 등장한 촛불 승리 뱃지.
 헌재의 ‘박근혜 파면’ 결정 이후 2주 만에 열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은 “이제 시작”이라며 아직 끝나지 않은 ‘적폐청산’을 부르짖었다.

 박근혜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25일 오후 6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20차 광주시국촛불대회를 열고 꺼지지 않는 촛불민심을 이어갔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박근혜구속·황교안퇴진·적폐청산·세월호 진실규명·사드배치 철회 등으로 구호를 세분화하고 모든 구호를 힘주어 외쳤다.

 특히 이날 집회는 전보다 소규모로 진행돼서인지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도드라졌다. 촛불집회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한 시민부터 그동안 찾지 못하다가 처음으로 발걸음을 한 시민 등 고르게 참석해 촛불의 의미를 되새겼다.

 

출석률100% 임수연씨 “아직 끝나지 않았다”

 출석률 100%인 시민 임수연 씨는 “혼자 참석하다 보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왔다”며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먹고 살기 바쁘고 경제도 어려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시민들이 나오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아쉬움도 표했다.

 임 씨는 “(촛불집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며 “좋게 마무리 돼서 끝나는 건 좋은데 마무리가 되지 않고 끝나는 건 마음이 아프다, 세월호에 갇힌 애들까지 다 나오고 나서 끝났으면 좋을 텐데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임 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비통함으로 촛불집회를 찾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이) 돈을 먹는 건 그렇다고 치자. 원래 그래 왔으니까. 그런데 죄 없는 아이들을 수장시킨 건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임 씨는 “언론에서 과적이 침몰이유다, 대기업 부조리다 하는데 가장 중요한 ‘왜 애들을 구하지 않았는지’가 밝혀질 때까지 촛불을 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임 씨는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도 “세월호 진상규명을 끝장낼 수 있는 ‘추진력’ 있는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다 믿지 않지만, 본인의 생각을 확실하게 말하고 밀고 나갈 후보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재형씨 “적폐청산 때까지 집회 지속해야”

 시민 박재형 씨도 “박근혜 탄핵됐지만 구속되진 않고 있고, 세월호는 인양 되고 있지만 진상규명되지 않았다”며 “적폐청산 되고 공정국가 될 때까지 촛불집회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근혜 구속’과 관련해 “죄를 지었으면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게 맞다, 전 대통령이라는 신분으로 죗값을 치르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며 “1600만의 촛불이 말하고 있는 것은 성역 없는 세상 만드는 게 요구였으니 모든 민심의 뜻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작된 세월호 인양에 대해서는 “감정이 복잡하다”며 “3년 동안 수면 아래 묻혀 있다가 이렇게 이뤄지고 나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중국 업체와 계약하고 인양 계획 세워 인양한다고 하면서 바다 밑에서 구멍, 손상 내고 있었다”며 “세월호 진상규명 않고 서는 우리나라가 제대로 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씨는 “더 이상 촛불집회에 나오지 않을 상황이라면 좋겠지만, 현재 나라 상황이 녹녹치 않은 것 같다”면서 “만약 여러 가지 상황으로 현장에서 촛불을 들지 못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가슴속에 뜨거운 촛불 하나씩 들고 있을 것”이라고 집회가 끝나가는 데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광주시민운동본부는 세월호참사 3주기를 앞둔 다음달 15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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