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광주공장 앞 기자회견
“경영실패 부담 현장 구성원에 떠밀어”
“2010년 워크아웃때 같은 방법으로
사실상 협박” 반발

▲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가 25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고통분담 요구 철회를 촉구했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자인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최근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을 상대로 행한 고통 분담 요구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영실패 책임을 사실상 현장 노동자들에 전가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이하 금호타이어지회)는 25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일방적 고통 분담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지회는 “그동안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 이후 구성원들의 혹독한 구조조정과 채권단의 자구계획에 따라 임금 삭감, 정규직 587개 직무 비정규직 전환, 정리해고와 명예퇴직 등으로 5년간 약 5000억 원 이상을 절감했다”며 “그 결과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할 때는 매출액 3조4378억 원, 영업이익 3584억 원, 순이익 1316억 원, 부채비율 262%로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워크아웃 졸업 이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박삼구 회장과 경영진은 매각금액을 낮추기 위해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지회는 채권단에도 화살을 돌렸다. “해외공장 투자 판단 실패와 협력사 원재료 고가매입 통행세 논란, 해외매각리스크로 지난해 말 매출액 3조 원 이하로 추락한 책임”을 주장한 뒤 “2017년 상반기 -507억 원 적자 전환으로 경영 상태를 회복불능 상태로 만든 공범”이라는 것.

이러한 가운데 이동걸 행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회생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우리 기업을 살리기 위해 동참해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지회는 “경영 실패에 대해 책임지는 어떠한 조치와 반성도 없이 2010년 워크아웃 당시와 똑같은 방법으로 조합원과 구성원에게 고통전담을 요구하는, 사실상의 협박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고통 분담 요구는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채권단이 이번주중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시한 자구안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려는 것과 관련, 금호타이어지회는 “현장노동자와 구성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자구안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호타이어지회는 “박 회장 등 경영진이 제출한 자구안은 인위적 구조조정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요 내용도 금호타이어 자산을 처분하는 ‘카드 돌려막기’식”이라며 “경영정상화 실패에 대해 가장 무겁게 책임져야 할 당사자들의 경영권을 조건부로 연장하려는 것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번 주 채권단협의회 결과에 따라 향후 금호타이어 정상화에 함께 할 것인지 아니면 모든 걸 걸고 싸울 것인지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지회는 이동걸 산업은행장을 상대로 △부실경영 채권은행 책임자 및 경영자 즉각 인사 조치 △악성부채 1조3000억 원 만기연장과 부실채권 출자전환 △부실화된 중국공장 즉시 매각 △노동존중 지역중심 금호타이어 정상화 협의체 구성 참여 등 4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금호타이어지회는 “우리의 4대 요구조건을 산업은행이 받아준다면 정상화를 위해 성실히 협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