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익위원장 대화중단 선언 후
위원 구성 밀어부쳐”
“숙의과정 없는 공론화 안돼…
광주시 대화재개 나서야”

▲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를 요구해 온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 16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섭 광주시장은 도시철 2호선 공론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와 관련해 광주시가 ‘선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추진하면서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모임은 공론화위원회 구성 전 “공론화 의제와 방식 등을 정하는 게 먼저”라며 광주시에 “일방적 공론화위원회 구성안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16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도시철 2호선 공론화 방식 등을 결정하기 위해 광주시, 시민모임 측과 논의를 진행해 온 최영태 광주시 시민권익위원장이 지난 14일 3차 회의를 끝으로 더 이상의 대화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는 “공론화 의제선정, 공론화 방식 등에 대해 양측(광주시, 시민모임)이 합의를 하지 못했다”며 “우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공론화 절차를 진행코자 한다”는 공문을 시민모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민권익위원회는 이 공문에서 10명의 공론화위원 후보를 제시, 이에 대한 시민모임의 동의 여부와 시민모임 측의 위원 추천 등을 요구했다.

공론화위원회 전 공론화 의제, 방식 등을 우선 결정하자고 요구했던 시민모임은 “광주시가 선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다”고 반발했다.

광주시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여기에서 공론화 방식은 물론 공론화 의제, 공론화 기간 등을 결정하자는 의견을 밝혀왔다. 도시철 2호선에 대한 논쟁이 장기간 지속돼 온 만큼 최대한 서둘러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판단한 것.

하지만 시민모임은 “광주시가 주장하는 ‘선 공론화위원회 구성’은 형식적인 공론화 기구를 구성한 후 실제는 속전속결 여론조사를 통해 기존 도시철 2호선을 강행하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고 의심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서두르는 광주시의 태도가 “찬바람 불기 전 마무리 하겠다”는 이용섭 시장의 ‘가이드라인’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시 주장대로 공론화위원회를 먼저 구성하려면 이게 형식적인 공론화에 그치지 않기 위한 틀은 갖춰야 한다는 게 시민모임 측 주장이다.

시민모임은 “지난 3차 회의 과정에서 공론화위원회 우선 구성을 주장하는 광주시에 그렇다면 우리가 제안한 ‘시민참여형 숙의조사(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축소형)’를 수용해 달라고 했지만, 광주시는 이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숙의과정이 없는 공론화는 가능하지 않다”며 “광주시가 말로는 ‘공론화하자’면서 정작 숙의과정은 피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최영태 시민권익위원장에 대해서도 시민모임은 “최 위원장은 그동안 회의가 공론화준비회의인지, 단순 간담회인지조차 규정짓지 못한채 회의를 진행해오면서 광주시 측 입장만을 시민모임에 강권하는 편향성을 끝내 버리지 못했다. 대화 중단을 선언한 뒤 곧바로 미리 준비한 공론화위원 후보 명단을 발표하고 시민모임의 참여여부를 결정하라는 식의 독선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시민모임의 지속적인 대화 중재요청에도 일언지하에 거부했다”고 말했다.

결국 시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논의가 중단된 상황에서 시민모임은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나서 공론화 준비 논의를 재개해줄 것을 요구했다.

시민모임은 “후보시절부터 ‘지하철 2호선’ 건설 여부에 대해 시민중심 공론화를 약속한 이 시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며 “이제 모호한 수사를 버리고 공론화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과 진정 시민의 뜻에 부합하는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본보는 이와 관련한 최영태 시민권익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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