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영화 양성’ 투자 계획 살펴보니
예산 12억 원 중 10억 원이 “5·18 지원”
정작 지역영화 예산은 “20%도 안돼”

 광주시가 지역 영화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영화진흥을 위한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예산 12억여 원 중 10억 원이 ‘5·18 영화제작 지원’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말로는 지역 영화생태계 조성을 외치며 결국 대형 상업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영화산업 인력 양성 및 제작지원 계획(안)’을 세우고 지역 영화산업 생태계 조성·영상문화 진흥사업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이는 기획부터 제작, 배급, 상영으로 이어지는 영화 전 주기적 지원체계를 마련해 지역 영화인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영화인력의 역외유출을 방지하자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광주독립영화관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다양성 영화 제작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2020년 5·18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추모 영화를 제작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이다.

 주 내용은 △영화산업 전문인력 양성교육 △시민 영상문화 프로그램 △다양성영화 제작 장비 지원 △다양성영화 제작 및 사업화 지원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추모 영화 제작지원 등이다.

 2017년 한국영화연감에 따르면, 광주지역은 전국에서 10만 명 당 스크린 수 1위, 좌석 수 1위. 1인당 영화관람 횟수 5.54회로 전국 2위로 ‘영화소비도시’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영화영상문화 진흥을 위해 투자된 광주시 예산은 3억1000만 원에 불과,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예산 규모 ‘꼴찌’를 기록했다.

 이번 사업은 이같은 현실에서 지역 영상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영화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시가 계획한 전체 예산 12억3000만 원 중 지역 영화콘텐츠 저변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1억3000만 원, 다양성영화 제작 및 사업화 지원 1억 원으로 총 2억3000만 원에 불과하다. 대신 5·18민중항쟁 영화 제작지원사업이 1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결국은 다른 목표를 위해 껴맞추기로 영화지원을 넣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지역 한 영화인은 이에 대해 “지역영화를 위해 광주시가 투자 방향을 잡은 건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사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5·18영화제작지원이 택시운전사처럼 성과를 내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로만 채워지는 데 대해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영화인은 “결국에는 5·18 영화제작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가 문제”라며 “지역 영상문화 진흥이라는 당초 사업계획에 맞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5·18 40주년 추모 영화 제작지원 사업과 관련, TF팀을 꾸려 협의 후 사업진행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업은 2019년 광주시 예산안에 포함돼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치고 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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