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야학 활동 5.18전후 산화 7인 기려
올해 들불상 고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

들불야학 관련자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 진행되는 추모식이 25일 국립5·18민주묘역에서 엄수됐다.

특히 현재 노동자들의 권리보호 등을 위해 힘쓴 인사에게 주어지는 들불상은 일명 ‘김용균법’을 이끌어낸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에게 시상됐다.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이사장 임낙평)은 25일 오전 5·18국립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 들불열사 합동추모식을 거행했다.

사업회는 1978년 노동자들의 권리보호와 광주지역 노동운동의 토대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들불야학에서 활동하다 5·18민중항쟁을 전후로 산화한 일곱 분의 열사(박기순. 윤상원. 박용준. 박관현. 신영일. 김영철, 박효선)들 정신을 계승하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매년 5월 합동추모식과 들불상을 진행해오고 있다.

최초 들불상은 ‘윤상원 상’, ‘박관현 상’ 등 매년 들불열사 1인의 이름을 지정해 시상해왔으나, 최근에는 통합해 진행하고 있다.

순서대로라면 올해는 5·18민중항쟁 당시 항쟁지도부의 홍보부장으로 활동하고, 극단 토박이를 창단하고 민들레 소극장을 개관하는 등 1998년 영면할 때까지 활동해온 박효선 열사의 차례다.

조선대 김영학 교수는 ‘효선형을 기리며’를 제목으로 한 추모사를 통해 “효선 형이 유명을 달리한 지 벌써 21년, 지금도 분장을 하고 무대에 불쑥 나타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항쟁이 광주민주화운도응로 명명되고 국가 차원의 보상이 이뤄진 후 이제 극단 토박이가 오월극을 내려놓고 거듭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전두환 회고록 발간 후 광주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감춰진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오월극에 대해 한때 가졌던 나의 피로감을 반성했다”고 밝혔다.

들불상 수상자 김미숙 씨가 트로피와 꽃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박효선 열사 유가족인 허순이 씨는 “감개무량하다”며 “오랫동안 함께 해주시고, 기억하려고 애를 쓰시고 사랑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추모식에선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임명규 이사가 열사들을 소개하고, 기념사업의 경과보고를 진행했다.

이어 서애숙 시인이 시 ‘자운영 피는 뜻은’을 낭송했고, 내벗소리민족예술단이 추모공연을 선보였다.

2부 순서로는 들불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제14회 들불상 수상자는 김미숙 씨가 선정됐다.

들불상 심사위원회 정채웅 위원장은 “김미숙 님은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과제인 청년노동과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 국가적 차원으로 승화시켜 문제 해결의 기반을 만들었다”며 “우리의 자식들이 더 이상 죽음의 일터로 내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김미숙 님의 결단을 통해 우리 사회는 비로소 청년 노동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않고 한국 노동자들의 어머니가 되셨던 이소선 여사처럼 김미숙님이 청년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들불상 전년도 수상자 서지현 검사.

김미숙 씨는 수상소감으로 “애가 죽었는데 상을 받아야 되는 건지 심정이 이상했다”며 운을 떼며 “5·18민주화운동과 수많은 억울한 죽음들, 싸워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저도 싸울 수 있었다.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도 건설업에서 고공에서 일하는 분들이 떨어져서 죽어가고 있고 우체국에서도 최근 많은 분들이 과로사로 죽어가고 있다”며 “우리나라 여기저기서 이렇게 억울한 죽음들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 뻔하다. 앞으로 더 이상 이렇게 억울한 죽음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나가는 게 우리 산자의 몫”이라고 밝혔다.

시상식에는 전년도 제13회 들불상 수상자인 서지현 검사도 참석했다.

서 검사는 “우리의 목소리는 이렇게 작고 미미하지만 거대한 태산같은 불의앞에 모든것을 바쳐서 저항했던 이 곳 광주처럼, 함께 아파하고 함께 위로하고 함께 외친다면 이 작은 목소리가 커다란 메아리 되어 더 이상은 약자들도 여성들도 고통받지 않고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져본다”며 “존경하는 김미숙 님께 존경과 사랑과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발언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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