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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명분 ‘일회용품’ 잔치, 수영대회 친환경 뒷전
선수촌 식당 일회용 수저·포크
하루 5800개씩
“선수들 위생 고려” 불구
“U대회땐 공동식기” 후퇴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7-17 06:05:01
▲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사용된 일회용품들이 쓰레기봉투에 가득 담겨 있다.

 ‘친환경 대회’를 표방한 2019광주세계수영대회가 수면 아래선 매일같이 막대한 일회용품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어 ‘반환경’ 딱지가 우려된다.

 경기장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등 ‘국제적’ 이미지에 신경 쓰는 모습이지만, 정작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선수촌 식당 내 식기류는 “위생 문제”를 이유로 전부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

 세계적으로 “환경보호”를 절박하게 실천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 수영대회의 일회용품 과다 사용은 시대적 흐름과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광주시의 주장대로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위생 사고 예방”이라는 명분을 이해한다고 해도, 이를 청결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노력 대신 일회용품 사용으로 우회한 편의적 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6일 2019광주수영세계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 우산동에 들어선 선수촌 내 선수 식당의 모든 식기류는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곳 식당 내 식기류 가운데 접시와 국그릇은 종이 재질, 숟가락과 포크, 나이프는 플라스틱, 젓가락은 나무로 만들어진 일회용 제품이다.
선수촌 내 식당과 경기장 내 식당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그릇, 수저, 포크, 종이컵 등 각종 일회용품들.

▲ 선수 식당 하루 평균 5800인 분 제공

 하루 평균 선수 식당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5800인분. 본 대회 기간인 12일부터 28일까지 17일을 곱해 계산하면 대회기간 소비되는 개별 일회용품 수는 9만8600개다. 여기에 식기류(접시·포크 등) 6가지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59만1600개의 일회용 쓰레기가 배출되는 셈이다.

 선수들의 선수촌 입출소 시기에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하고, 마스터즈 대회 기간인 8월5일부터 18일간의 기간과 미디어 식당을 빼고 계산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양이다.

 선수촌 내 식당은 선수 식당과 취재진이 이용하는 미디어 식당 두 곳이 운영 중이고, 모두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경기장인 남부대학교 내 경찰청에서 관리 중인 보안요원 이용 식당 역시 일회용품을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영대회의 화려한 경연 뒤에선 이처럼 막대한 일회용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직위 식음료숙박지원팀은 1회 용품 사용이 “위생상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대회인 만큼 여러 국가의 선수들이 대거 참여하는데, 위생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득이한 조치”라면서 “조직위가 파악하기로는 선수들 또한 여름철 등을 고려했을 때 공동식기(세척 사용)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위생 상 의심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적 방식에 따라 만들어진 할랄 음식을 먹는 이슬람 문화권의 선수들은 식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면서 “일부 선수들의 불편함을 감안하더라도 일회용품 사용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선수촌 내 식당과 경기장 내 식당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그릇, 수저, 포크, 종이컵 등 각종 일회용품들.

 그러나 4년 전인 2015년 7월, 훨씬 더 많은 선수가 참가해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운영 방식은 이완 달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감염 문제에 민감했을 때인데도 공동식기류 사용이 기본 방침이었던 것.
 
▲“위생과 맞바꾼 친환경” 비판

 이에 일각에서는 “훨씬 큰 대회에서도 공동식기를 살균해 사용했는데, 이번 수영대회에서 ‘위생 문제’를 앞세운 건 핑계일 뿐”이라며 “위생과 맞바꾼 친환경”이라는 성토가 이어진다.

 수영대회 통역 자원봉사에 참여한 한 유학생은 “하루, 이틀 치러지는 행사에서 부득이하게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은 편의성 등을 고려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보름 이상 치러지는 행사이고 별도의 식당까지 마련해 두고도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매일같이 수영대회 경기장을 누비는 그는 “이번 대회에 국제적 이목이 쏠리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수많은 외국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겠다면서 일회용 쓰레기가 무수히 쏟아지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요즘 카페에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는 것에 비춰봤을 때 국제대회에선 환경적인 면을 더욱 신경 썼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눈살을 찌푸렸다.
선수촌 내 식당과 경기장 내 식당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그릇, 수저, 포크, 종이컵 등 각종 일회용품들.

 실제로 광주시에선 지난 4월15일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예방하기 위한 ‘광주광역시 공공기관 1회용품 사용제한 조례’가 공포·시행됐다.

 특히 광주시는 이번 수영대회를 치르면서 “경기장 내에선 비닐 및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응원도구를 최소화 하고, 패트병 생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음용수 시설을 설치하는 등 친환경 대회를 지향하겠다”고 표방하고 있어 상반되는 실상에 실망감이 크다는 반응이다.
 
▲“환경은 뒷전, 국제 망신” 우려

 광주지역 환경운동 활동가 A씨는 “외부에서 온 손님을 잘 맞이할 필요는 있지만 일회용품 쓰레기가 압도적으로 배출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일회용품을 대체할 방법을 찾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선수촌 식당은 외식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이뤄지는데, 올해 1~2월경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협의했다”며 “대회 시즌보다 훨씬 이전에 결정된 사항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12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되는 세계수영대회는 경영, 다이빙, 하이다이빙, 수구, 아티스틱수영, 오픈워터 수영 등 총 6개 종목을 겨루는 세계 5대 스포츠 대회 중 하나다.

 193개국에서 선수, 임원, 미디어, 국제수영연맹 관계자 등 총 7266명이 등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8월 5일부터 진행되는 세계 마스터즈수영 선수권대회 참여 인원까지 포함하면 1만2000여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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