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이하 의원들 때문에 죄송”
문자에 난장판
논란의원 윤리특위 회부도 불발
“일당독점 폐해”

▲ 북구의회.
 거짓 연수와 당직자 직원 채용 등으로 논란을 빚은 광주 북구의회가 물의를 빚은 의원들 징계 절차도 밟지 못하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전체 의원 20명 중 15명이 민주당 소속인 탓에 “일당 독점으로 자정능력을 잃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해진다.

 지난 19일 열린 광주 북구의회 258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선 문자메시지 하나로 난장판이 벌어졌다.

 무소속 이현수 북구의원이 지난 6일 지역구 주민 500여 명에게 발송한 것이 논란이었다.

 이 의원은 메시지는 “북구의원의 허위출장, 직원채용 등 수준 이하 동료의원들의 행위로 같은 의원으로서 챙피하고 얼굴을 들 수 없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뒤늦에 안 의원들은 “우리가 수준 이하라는 말이냐?”고 따지며 이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행정사무감사 자료수집차 지역민께 문자를 보내면서 서두에 사과 메시지를 넣은 것”이라며 “논란의 당사자들이 잘못은 뉘우치지 않고 발언 하나 가지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명 중 15명이 민주당 소속 독점

 이같은 사달은 ‘거짓 연수’ 논란의 연장선에 있다. 고점례 의장과 김건안 운영위원장 등 의원 4명이 공무상 출장으로 보고하고 실제론 ‘통영 관광’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파란이 일었던 그 사건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광주시당은 물의를 일으킨 당 소속 의원들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고점례 의장은 당원 자격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하고, 김건안 운영위원장과 출장에 동행한 북구의원 2명에 대해서는 각각 당직자격정지 3개월과 서면경고를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한다. 당 내부징계 뿐 아니라 의회 차원에서 ‘의원윤리강령’ 위반에 대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

 당초 북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최기영 위원장)는 이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19일 본회의에서 의원 서명을 통해 해당 의원들을 윤리특위에 회부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윤리특위는 지난 14일 내부 간담회를 연 뒤 ‘특위 회부 유보’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광주 북구의회 최기영 윤리특위 위원장은 “전체 의원 20명 중 4명이 윤리특위 회부를 서명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면서 “하지만 위원들이 개인적으로 회부하자는 의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회부에 대해 반대·찬성이 아니라 유보하겠다는 입장으로 정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전체 의원 20명 중 15명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도 이같은 비판을 더했다.

 내부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A 북구의원은 “무소속 의원하기 정말 힘들다”며 “모든 정보, 공문 하나하나를 의원 20명이 공유하는 게 아니라 핵심의원 몇 분한테만 공유된다. 특히 5명의 소수정당 의원은 내용도 모르는 일이 허다하다. 그런 면에서 의정활동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식구 감싸기” 비난 목소리 커

 윤리특위 문제에 대해선 논란의 당사자들이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B 북구의원은 윤리특위 회부에 대해 “솔직한 말로 어렵다”고 말했다. 서로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윤리특위 회부는 특위 위원 뿐만 아니라 의원 4명만 모이면 되는 건데, 본인들은 안하면서 뒤에서 험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징계는 모두 공감하는 것이기 때문에 출석정지 1주일 정도의 징계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와 관련 성명서를 내 규탄했다.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이)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지방의원의 일탈은 구민을 기만하고,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다”며 “북구 의회 또한 민주당 광주시당의 솜방망이 징계로 ‘퉁’ 치려는 제 식구 감싸주기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북구의회가 동료 의원들을 감싸고 징계 절차를 받지 않는다면 북구민들은 의회 전체를 불신하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구의회는 강력한 중징계를 해 북구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며, 도덕성의 상실로 리더쉽의 위기를 만든 고점례 의장과 김건안 운영위원장은 북구민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광주시당 이승남 북구위원장은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더 큰 문제는 소수정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못내고 의정활동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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