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미상 유골’ 옛 광주교도소
5차 암매장 발굴조사
이르면 31일쯤 결과 나올 듯
5·18조사위 ‘예의주시’

▲ 5·18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5차 암매장 발굴 조사가 진행되는 옛 광주교도소 일대. 왼쪽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이번 조사 대상 지역이다.<5·18기념재단 제공>
5·18행방불명자들이 암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옛 광주교도소에 대한 암매장지 발굴 추가 조사가 시작됐다. 2017년 조사로부터 약 2년개월만으로, 최근 신원미상 유골이 발견된 무연고자 공동묘지 주변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이르면 31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18행방불명자들의 흔적이 발견될지 주목된다.

5·18기념재단과 5·18단체들은 28일 오전 옛 광주교도소에서 ‘5·18 암매장 추정지 5차 발굴조사’를 위한 개토제 및 발굴계획 브리핑을 가졌다.
이번 조사 대상 지역은 옛 광주교도소 교도대 북쪽 일원 2888㎡다.

지난해 12월20일 법무부 기록에 없는 신원미상 유골이 다수 발견된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와 인접한 지역이다.

이곳은 옛 광주교도소 일원에 솔로몬 로(law)파크 조성계획에 따라 무연고자 묘지 이장 등 주변 정비가 진행되고 있던 곳이다.

앞으로 솔로몬 로파크 진입로 공사가 예정돼 있는데, 5·18기념재단과 5·18단체들은 신원미상 유골 발견을 계기로 진입로 공사 전 유해 매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추진하게 됐다.

옛 광주교도소에 대해선 이미 4차에 걸쳐 암매장 발굴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5·18기념재단 등은 옛 광주교도소 일대에 5·18 희생자들이 암매장됐다는 기록, 증언 등을 바탕으로 2017년 11월부터 암매장 발굴 조사를 진행했었다.

당시 조사는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벼락 부근에서 시작해 교도소 서쪽 전역으로 확대됐으나 유골은 물론 5·18희생자들의 흔적조차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무연고자 공동묘지는 이때 조사 대상에선 제외됐었는데, 신원미상 유골이 발견된 것을 계기로 5·18단체들은 주변 지역에 대한 추가 발굴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5차 조사는 1~4차 조사를 담당했던 대한문화재연구원이 수행한다.
대한문화재연구원 관계자가 28일 옛 광주교도소 5차 암매장 발굴 조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문화재연구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28일) 오후 중 건초 제거 후 구획을 나누는 정리 작업을 하게 된다”며 “본격적인 조사는 29일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조사는 정해진 구획을 최대 50㎝ 깊이로 땅을 파면서 문화재 발굴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나간다. 토층조사와 더불어 유해(유골) 등 존재유무를 파악하고, 유골이 묻혀있던 구덩이 등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관련 기관, 전문가들이 나서 전문적으로 수습한다.

대한문화재연구원 측은 31일 오후쯤 결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모든 조사를 마친 뒤 5·18기념재단과 협의를 거쳐 공개 시기와 방식 등을 정하기로 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진상조사위)’도 조사 진행 상황과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개토제·브리핑에 참여한 5·18진상조사위 송선태 위원장은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3공수여단이 주둔한 지역으로 유력한 암매장 후보지”라며 “교도소 주변으로 28구가 암매장됐다는 군기록이 있지만 11구밖에 찾지 못해 17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의문이 40년간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80년 6월 초순부터 20일까지 군이 다시 광주에 와 사체를 처리하고 갔다는 사실과 관련 증언도 있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옛 광주교도소 전 지역에 대한 추가 발굴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5·18진상조사위는 조사관 공모를 진행 중으로, 송 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광주시, 5·18기념재단, 5·18단체가 주관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가 보고된 이후 추가 발굴 여부는 5·18진상조사위가 주관해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옛 광주교도소 5차 암매장 발굴 조사에 앞서 개토제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신원미상 유골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져 정밀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본격적인 감식에 앞서 유골을 분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발견된 유골이 당초 알려진 80여 구보다 훨씬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확한 숫자는 분류 작업이 마무리돼야 알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200구를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류 작업이 완료된 뒤에는 5·18과의 관련성을 찾기 위한 유전자 검사 등이 진행된다.

광주시는 5·18행방불명자의 디엔에이(DNA) 확보를 위해 2월3일부터 5월29일까지 5·18행불자의 부모, 형제·자매, 자녀, 모계 가족(행불자의 친이모, 친외삼촌, 친이모의 자녀)을 대상으로 혈액 채취 신청을 접수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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