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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 5·18 무법천지로 왜곡” 전남 경찰의 ‘고백’
‘5·18민주화운동 과정 전남경찰 역할’ 발간
증언 등 통해 ‘5·18 당시 경찰활동’ 재구성
“무기 피탈, 진압작전 과정 왜곡 확인”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7-10-11 16:41:35
▲ 5·18 당시 경찰관서 무기피탈 상황이 왜곡 기술된 ‘전남도경상황일지’.<전남지방경찰청 제공>

5·18민중항쟁 당시 경찰의 역할과 활동 상황을 기록한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5·18 진상규명과 관련한 경찰의 ‘자기 반성’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경찰 기록과 증언을 통해 전두환 신군부가 당시 상황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정황을 고발했다는 의미가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11일 ‘5·18민주화운동 과정 전남경찰의 역할’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남 경찰은 지난 4월부터 약 5개월간 전남지방경찰청 경무계장 등 6명으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경찰사료수집 및 활동조사 TF’를 운영해 왔다.

TF는 그동안 국가기록원, 5·18민주화운동기록관, 5·18기념재단 등과 협조를 통해 경찰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5·18 당시 근무한 경찰관 등 137명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정리해 보고서를 낸 것이다.

이를 통해 주요 확인된 내용은 단순히 5·18 당시 경찰의 활동뿐 아니라 신군부에 의해 어떻게 당시 상황이 왜곡됐는지도 잘 보여줬다.

5·18 직전 광주는 치안이 잘 유지되고 있었으나 계엄령 전국 확대와 함께 1980년 5월18일 새벽 광주에 계엄군이 배치됐다.

경찰은 이에 대해 “‘경찰 요청이 아닌’, 군 자체 판단에 따라 5월16일 16시(오후 4시)부터 계엄군의 광주시내 진압작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무기 피탈기록도 경찰과 당시 군 기록이 달랐다.

경찰관서 최초 무기피탈은 ‘1980년 5월21일 13시30분 나주 남평 지서’에서 발생했으나 군 기록 등은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이전인 21일 08시 나주 반남, 09시 나주 남평 지서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록한 것.

경찰은 “이러한 왜곡된 기록은 각종 조사결과에 그대로 인용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5·18 내내 큰 혼란이 없었던 광주시내 치안상황을 군과 정보기관이 약탈과 살인, 강토가 판치는 ‘무법천지’로 기술한 것도 드러났다.

경찰은 “1980년 5월21일 오후 3시경부터 2000여 명이 넘는 경찰관이 도청에서 최종 철수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도움으로 단 한 명의 경찰관도 피해 없이 소속 경찰서로 복귀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사실은 광주시민의 높은 시민정신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고 밝혔다.

5·18 직후 경찰이 작성한 ‘광주사태 진상보고’에는 5월21일 12시부터 14시 사이 계엄군은 이미 도청에서 철수했고, 경찰만이 시위대와 단독으로 대치한 것으로 왜곡 기술된 것도 경찰은 확인했다.

당시 안병하 전남경찰국장이 5월21일 지휘권을 포기하고 행방불명된 것으로 기재한 ‘전두환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서는 “실제 안 국장은 단 한 순간도 지휘권을 포기하지 않고 상황을 관리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조사는 ‘전두환 회고록’이 5·18에 대한 경찰책임론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진행됐다.

전남경찰청은 “그간 5·18 당시 경찰 활동에 관한 자체 진상규명 노력이 없었고, 관련 기록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더 늦기 전에 생존 경찰관의 증언을 확보하고 관련 증언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이어 “시민 보호의 책임이 있는 경찰이 5·18 당시 군의 과격진압을 보다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한 점, 포고령 위반자 검거와 같은 신군부의 수습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의 과잉 행위 등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5·18 진상규명에 기여하기 위해 이번에 수집한 증언과 자료를 영구 보존하고, 관련 자료와 참여자들의 증언을 계속 발굴,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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