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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남도청 복원 시작…현판식 갖고 본격화
오월어머니들 농성 종료
박양우 장관 “5·18정신 공유할 수
있는 공간 마련할 것”
김현 hyu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9-10 14:27:38
▲ 10일 옛 전남도청 별관 입구에서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현판식이 열렸다.

“인자는 여한이 없겠습니다...”

날짜 카운트가 1099일에서 멈췄다. 3년여 간 이어진 오월어머니들의 기나긴 투쟁이 드디어 끝났다.

도청 복원의 첫발을 뗀 현판식에서 오월어머니들은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의 ‘5·18진상규명’을 위해 다시 뛸 것을 다짐했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시 주최로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현판식이 열렸다.

현판식에는 박양우 문체부장관과 이용섭 광주시장과 함께 정치인과 시민단체, 5·18피해자·유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2016년 9월7일 오월어머니들은 옛 전남도청 별관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옛 전남도청 별관 4층에 유네스코 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사무실 개소식이 열리자 “문화전당 측이 일방적으로 개소식을 가지고 5·18역사 지우기에 나섰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옛 전남도청은 5·18민중항쟁의 가장 중요한 사적지로 꼽힌다. 시민군이 계엄군의 집단학살에 맞서 자체무장을 하고 대항했던 항쟁의 지도부가 있던 곳으로 광주공동체를 이뤄낸 5·18민중항쟁 중심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오월어머니 기쁨의 눈물 “감사하다”

하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이후 민주평화교류원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방송실, 민원실, 경찰청 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촉발된 일이었다.

지난 3년 간 농성이 이뤄졌던 공간. 이제는 치우고 한켠에 넓은 쉼터를 마련했다.

이후 5·18단체, 시민단체들과 함께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3년째 투쟁을 이어왔다.

이렇듯 갈등과 진통을 겪은 뒤 우여곡절 끝에 문체부는 지난 3월 ‘옛 전남도청 복원 기본계획 대국민설명회’를 통해 대책위와 광주광역시가 요구한 복원안을 반영한 복원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전남도청 본관·별관·회의실, 도 경찰국 및 도 경찰국 민원실, 상무관 등 6개 동을 1980년 그대로 복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20일에는 복원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기 위한 ‘문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지난 6일 전체 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7일부터 농성을 중단하기로 결정해 도청 복원투쟁이 마무리됐다. 2016년 9월 천막농성 돌입한지 1096일만의 일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

이 추진단의 첫 시작을 알리는 현판식이 10일 옛 전남도청에서 열렸다. 각계의 축사와 함께 지난 3년 세월을 돌아보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박양우 문체부장관은 먼저 “오월어머니들이 계셔서 도청복원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 전남도청은 민주주의 정신이 살아있는 5·18 민주화운동의 중심지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숭고한 역사현장이기 때문에 민주화성지인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8월까지 공사 완료 계획

이어 “내부콘텐트 구축과 향후 공간활용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수렴과 사회적 협의과정을 거쳐서 원만하게 진행할 것”이라면서 “5·18정신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문화전당과도 상생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다각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옛 전남도청 복원은 단순히 건물 하나 옛 모습 복원하는 게 아니라 역사의 물꼬를 되돌리고 미완의 역사를 바로세우는 첫걸음이다”면서 “광주시는 정부와 협력해 복원을 속도감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소통의 역할을 하며 힘과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옛 전남도청 별관 3,4층에 마련된 사무실.


진상규명을 위한 투쟁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 시장은 “사필귀정. 역사의 강물은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며 “진상규명의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대책위 정영일 상임위원장은 “5·18진상규명을 위한 특조위도 구성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그나마 현판식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 동안 하루하루가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아리랑고개를 넘은 듯 하다. 어머니들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과 삭발투쟁, 상경투쟁이 오늘의 자리를 만들었다”며 “우리는 백서를 만들어 역사를 기록하고 투쟁과 감시일변도에서 이제는 복원에 협조하며 시민들이 모든 복원과정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행사 과정에서 박 장관이 단상에 오를 땐 “고생하셨어요” 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고, 농성을 이어왔던 한 오월어머니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복원 기다림 1099일 푯말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 장재철 열사의 어머니 김점례 씨는 “기쁘다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어디 있겠나… 이제는 여한이 없다”며 “얼마나 억울하게들 갔나… 그 이야기들이 영원히 남아야 하기 때문에(투쟁을 했고) 복원할 수 있게 돼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농성공간엔 오월어머니쉼터 들어서

옛 전남도청 별관 계단 내 작은 공간에 마련됐던 농성공간은 치워졌다. 대신 한켠에 오월어머니들을 위한 쉼터가 마련됐다.

별관 3,4층에는 옛전남도청복원협의회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사무실이 마련됐다.

옛 전남도청 복원은 2022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이를 위해 올해 설계 발주 후 내년 5월까지 기본 및 실기설계 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6월 공사에 돌입하고, 2022년 8월이면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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