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로 삭막, 시민들 손길로 탈바꿈

▲ 항만 공사와 단전·단수 조치 등으로 부침을 겪은 전남 진도 팽목항이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들과 얘술가 등 시민들의 손길로 화사하게 변신했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제공>
항만 공사와 단전·단수 조치 등으로 부침을 겪은 전남 진도 팽목항에 화사한 색이 덧입혀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남아있는 팽목기억관과 강당, 식당이 많은 이들의 손길로 새단장을 하게 된 것.

지난달 30일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들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광주 예술인 모임인 ‘예술인 행동장’ 소속 작가 10여명은 진도 팽목항에서 식당과 창고의 벽화작업을 진행했다.

항만 공사와 단전·단수 조치 등으로 부침을 겪은 전남 진도 팽목항이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들과 얘술가 등 시민들의 손길로 화사하게 변신했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제공>

시민상주모임에 따르면, 이날 컨테이너 건물 외벽엔 세월호 기적을 상징하는 세월호 고래와 시민들의 소원을 담은 노란 풍등을 새겨 넣었다.

그림 도안은 최재덕 조각가가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 행동장 소속 예술인들은 지난 7월부터 팽목항 벽화 작업을 해 왔고 이번이 네 번째 작업이었다.

이에 작업을 지켜본 시민상주들은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미소 잃지 않고 팽목항을 환하게 밝혀줬다” “함께 하신 분들의 땀과 정성이 별이 된 희생자들을 위로할 것입니다” 등의 응원과 지지의 말들을 전했다.

진도항 항만공사로 인해 삭막해진 팽목항에 화사한 색과 훈훈한 열기가 더해진 것이다.

진도항 2단계 공사는 2020년까지 진도항에 터미널을 비롯해 편의시설 등을 완공하는 공사로 진도군은 이 공사를 위해 유가족 숙소와 조립식 건물 대부분을 철거했다.

진도항 2단계 공사가 진행중이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제공>

그러나 마지막 남아있는 팽목기억관과 천주교광주대교구 세월호 팽목성당, 가족 식당과 숙소로 사용하는 강당, 화장실, 창고 등 6개도 철거를 요구하고 있어 시민들이 발 벗고 팽목항 지키기에 나선 상황.

‘팽목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국민비상대책위원회’가 요구하는 기억 공간은 희생자 기림비 건립, 소공연이 가능한 4·16공원 조성, 희생자 안치소 등을 알 수 있는 표지석 설치, 4·16기록관 마련 등이지만 진도군은 이 중 기록관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진도항 2단계 공사가 진행중이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제공>

그러던 중 최근 유가족이 거주중인 팽목항에 갑작스런 단전·단수 조치가 이뤄지면서 기억공간 설립에 부정적인 진도군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진 상황이다.

한편 30일 오후 진도군 팽목항 인근 세월호 팽목 추모관에서 33번째 기억예술마당이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염원하고, 팽목항 세월호 추모공간 보존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행사는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의미로 오후 3시 4분에 시작해 시 낭송과 노래·판소리 공연을 이어갔다.

오는 7일엔 시민상주모임 주관으로 가족극단 노랑리본의 ‘장기자랑’ 공연에 이어 시민상주모임 송년회가 열린다.

항만 공사와 단전·단수 조치 등으로 부침을 겪은 전남 진도 팽목항이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들과 얘술가 등 시민들의 손길로 화사하게 변신했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제공>

세월호참사후 광주법원에서 세월호관련 재판을 위해 내려오시는 유가족분들을 위로하고자 시작했던 ‘진실마중길 위의 사람들’중 몇분을 초대해 그날의 상황과 느낌, 그리고 지금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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