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난 광주시교육청 “우레탄만 교체” 방침… 부작용 우려
시공 전문가 “흙 알갱이 유입돼 응고되면 잔디 탄성 잃어”

▲ 광주 광산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 중금속 검출 우레탄 트랙과 함께 수명이 지난 인조잔디가 함께 시공돼 있다.
 “인조잔디 내부로 흙이나 모래가 유입되면 인조잔디의 본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조잔디 시공업자 A씨는 인조잔디의 파일(잎)이 엉키지 않도록 하는 고무분말(충전재)를 넣는데, 화학물질인 충전재 대신 흙이나 모래를 넣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광주지역 학교 운동장 내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이 발견된 53곳 중 35곳에서 인조잔디가 함께 시공돼 있는 실정. 광주시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우레탄 트랙부분만 마사토 교체 방침을 밝혀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은 흙과 공존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 A씨는 “마사토구간에서 흙이 묻어 인조잔디로 들어오면 충격 흡수 등 잔디구장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흙 알갱이가 들어가면, 비가 와 물에 젖을 경우 딱딱하게 응고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유동성 있게 움직여야 할 잔디가 움직이질 않게 되요.”

 인조잔디의 가장 큰 장점은 충격을 흡수하고, 미끄럼(슬라이딩)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흙 뭉침 현상으로 잔디가 움직이지 않으면, 가장 큰 장점이 사라지는 것. 흙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균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마사토 대신 인조잔디가 깔리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흙에서 미생물들이 서식하며 세균번식이 가능하다는 점이었어요. 그런데 흙에서 세균이 인조잔디로 옮겨지면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A씨에 따르면, 마사토를 포장하는 방식도 클래이(흙 알갱이)를 어떻게 취급하느냐에 따라 인조잔디와 공존이 가능하긴 하다. 우레탄 포장 방식처럼 클래이에 접착제를 섞어 부착하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우레탄처럼 접착제 사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인조잔디와 마사토를 같이 까는 것을 피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일단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인조잔디와 마사토간 경계를 구분하는 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테두리를 높게 층으로 형성해서 바람 등에 의해 흙먼지가 인조잔디로 들어가는 사태를 막아야 겠죠.”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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