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광주비엔날레 '터전을 불태우라'에 청소년 단체관람객이 줄을 잇고 있지만, 한 달 째를 맞은 10월3일 관람객은 6만9000명으로 저조하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외신 호평 불구 관람객 6만9000명…2012년보다 줄어
비엔날레·전시 ‘정체성’ 논란 여전…“함량 미달” 비판도

지난달 5일 개막한 제 10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 한 달을 맞았다. “동양에서 가장 활발한 비엔날레”라는 외신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는 반면, 저조한 관람객 수와 시민들과 소통의 부재 등 현대미술축제로서의 흥행 성적은 퇴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2014광주비엔날레 본 전시에 앞서 진행된 20주년 특별전에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의 전시유보 사태로 광주비엔날레 정체성 논란이 도마에 오른 데다 이번 전시 ‘터전을 불태우라’ 역시 미술평론계의 후한 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신들의 호평 속 개막

2014광주비엔날레 ‘터전을 불태우라’에 대한 외신들이 관심은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9월13일 자)는 “사회의 가치와 역사를 잘 반영한 국제 미술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독일에서 가장 큰 일간지인 FAZ(9월8일 자)는 “올해 비엔날레의 출품작들이 수준이 높았으며 감격적이라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국의 대표 일간지인 가디언지(9월9일 자)는 2014광주비엔날레 심층 리뷰를 통해 “동양에서 아주 활발하고 정력적인 비엔날레”라고 소개하며, 류 샤오동의 ‘시간’과 그림패 둥지의 작품을 극찬을 하는 등 한국과 아시아 미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개막 한 달 관람객 6만9000명

외신들의 쏟아지는 관심과는 달리 2014광주비엔날레 흥행 성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개막 한 달 동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방문한 관람객은 약 6만9000명(10월3일기준).

회를 거듭할수록 비엔날레를 찾는 관람객 수가 줄어들고 있다.

2012년 개최된 지난 회 광주비엔날레의 같은 기간 입장객은 약 7만4500여명으로 약 5000여명 정도 차이가 난다. 2010년 같은 기간 관람객 12만 5600여명에 비해서는 절반수준이다.

저조한 관람객 수는 수익구조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될 정도.

(재)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적극 장려하고, 관람객 유치 홍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관람객 유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세월오월’ 전시유보사태와 그 파동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진 데에는 “광주비엔날레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찾지 못한 탓”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본 전시에 앞서 20주년 특별전에서 빚어진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전시유보 사태로 논란은 정점을 찍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8월30일 이번 사태를 조명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 시대까지 그림으로 저항해 온 홍성담 작가의 삶과 광주시의 사태 수습 과정을 보도하며 “정치권력에 대한 풍자가 범죄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광주비엔날레를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각국의 예술평론가를 비롯해 미술관계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 세계적인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부끄럽게 했다.

또한 광주비엔날레 정체성뿐만 아니라 전시 구성과 내용면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번 광주비엔날레 전시 주제가 ‘터전을 불태우라’인 만큼 격렬한 논쟁이나 혁명적인 작품들을 기대하게 했지만, 함량 미달을 보여줬다는 것.

광주비엔날레를 둘러본 반이정 평론가는 “각 전시실에 소주제를 분산하면서 주제의 응집력이 떨어졌다”며, “이런 작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그친 것 같다”고 평했다.

임근준 평론가 역시 “1990년대 중반부터 유행한 제3세계, 성소수자, 탈식민주의 등 타자성을 다루는 미술을 또 보여준 것은 광주비엔날레의 퇴행”이라고 혹평했다.

이번 전시에서 ‘불’이라는 언어적 의미만 강조됐을 뿐 광주비엔날레가 보여줄 수 있는 일관된 담론이 부재했다는 점에서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 논란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오는 11월9일 폐막하는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한국 작가 22명을 포함해 38개국 111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413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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