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사전검열식 지원 제도에 의지않기로”
월 1만 원 후원 시 일정액 적립…정보 별도 안내도

▲ 예술영화 전용상영관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제도가 ‘사전검열식’으로 바뀌면서, 광주지역 유일의 단관극장이자 독립예술영화 전용상영관인 광주극장(사진)이 지원금을 포기하고, 후원회원을 모집해 위기를 돌파하기로 했다.<광주드림 자료사진>

 예술영화 전용상영관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지원제도가 “사전검열식”으로 바뀌면서, 광주지역 유일의 단관극장이자 독립예술영화 전용상영관인 광주극장이 지원금을 포기하고 후원회원을 모집해 위기를 돌파하기로 했다. 광주극장은 현재 월 1만 원의 후원회원을 모집중이며, 후원회에겐 일정금액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14일 광주극장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에 ‘광주극장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라는 글을 게재, 광주극장의 현실을 솔직히 고백했다. 이에 따르면, 광주극장은 2014년까지 관객들의 영화입장료 수입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예술영화전용관사업’을 통해 유지돼 왔다. 영진위의 지원금은 예술영화를 1년에 219일 이상 상영하는 독립예술영화 전용극장에 한해 지원금을 줬는데, 광주극장은 2014년 기준 6500만 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영진위의 ‘예술영화전용관사업’은 2015년 폐지되고, 올해부터는 ‘예술영화유통배급지원사업’으로 대체됐다. 이 사업은 영진위가 구성한 ‘작품선정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한 작품 중 2편을 한 주에 각 4회차씩, 한 달이면 32차례(4회차*4주*2편)를 프라임타임(오후 1시~오후 11시)에 상영해야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다.

 광주극장측은 이를 사전 검열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극장 김형수 이사는 “영진위 측에서 선정된 영화만 상영해야 하는 예술영화유통배급지원사업은 영화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영관과 관객의 다양한 영화 선택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상영되는 영화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이라면서 “선정된 영화 중에는 홍보 마케팅이 되지 않은 작품도 많아 극장으로서는 관객 점유율 등도 파악할 수 없는데다, 극장이 몇 년간 꾸려온 프로그램에 억지로 선정 영화를 끼워넣음으로 프로그램의 짜임새가 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현 정권 들어 영화를 비롯한 문화 전반에 대한 검열이 많아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비롯해 다양한 독립영화제나 인디 스페이스 등에서도 영화 `나쁜 나라’나 `다이빙벨’ 등 사회적 아픔을 담은 작품에 대해 상영을 제재하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이 사업 역시 영화를 영화관 바깥에서 선정하는 제도로, 예술영화전용관들은 `사전 검열’로 보고 보이콧을 표명했지만 영진위는 강행했다”며 씁쓸해 했다.

 그는 “사실 영진위 지원금과 영화입장료 수입 등으로 운영되던 시기부터 광주극장은 힘겹게 버텨오고 있었다”면서 “남들은 `극장을 운영하며 어떻게 수익 추구를 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묻는데, 사실 독립예술영화 상영관은 도서관과 같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주극장은 그만의 특색과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영진위의 지원금을 포기하기로 했다. 운영 수익의 35%를 차지하는 지원금이 막히면서 광주극장은 극장 유지에 고비를 맞게 됐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후원회원 모집’을 공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광주극장 측은 “예술독립영화 전용상영관의 공공성을 알려 지원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광주극장과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과 함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후원제도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신뢰로 쌓아온 광주극장이 프로그램을 함부로 바꾸지 않고, 다양한 독립·예술 영화와 사회의 아픔을 담은 영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영화를 계속 상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광주극장 정기 후원에 가입할 시 `회원 카드’가 발급돼 구매 티켓 금액이 2%가 포인트로 적립되며, 1000포인트 적립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기획전 영화 중 영화에 따라 관람료 할인이 적용될 수 있으며, 사전에 별도로 안내 받을 수 있다.

 정기 후원은 월 1만 원부터 가능하며, 후원 방법은 광주극장에 직접 방문해 후원가입신청서를 작성 후 제출하거나, 인터넷 `광주극장 카페’(http://cafe.naver.com/cinemagwangju/10393)를 통해 후원 신청서를 다운로드, 출력 후 수기로 작성해 스캔 또는 사진 촬영을 해 메일 cine_gwangju@naver.com로 전송하면 된다. 이 때 메일 내용에 회원카드 수령 방법을 기입해 `현장 수령’ 또는 `우편 수령’을 통해 받을 수 있다.

문의: 062-224-5858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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