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녹색연합 서식 환경조사
“배설물·발자국 등 흔적 발견”

▲ 학강교 주변에서 발견된 수달 발자국(위)과 수달 배설물. <광주전남녹색연합 제공>
 광주천 전 구간에서 수달의 발자국과 배설물 등 흔적이 발견됐다.

 특히 지금까지와 달리 광주 도심 구간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광주천에 수달이 ‘서식하는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전남녹색연합은 10월 10일부터 매주 화요일, 4차례에 걸쳐 시민조사단 16명이 참여한 가운데 광주천 수달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광주 동구 용연마을부터 영산강 합류지점까지 배설물과 발자국 흔적을 중심으로 직접 걸으며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광주천 28개 구간, 29개 지점에서 89개 배설물과 발자국 3개가 발견됐다.
 
▲“단순 이동로 아닌 수달 서식지” 주장
 
 특히 남광교와 학강교, 광암교에서 나온 발자국 3개, 양동 구간 등에서 발견된 배설물 7개 등 도심구간에서도 수달의 흔적이 발견됐다.

 광주전남녹색연합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무등산 원효사계곡과 영산강, 황룡강 등지에서 발견되던 것과 달리 “무등산과 영산강의 이동통로가 아닌, 서식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0호, 멸종위기1급 동물로 지역의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환경지표 동물이라 광주 도심을 지나는 광주천 서식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달의 경우, 암컷은 7km, 수컷은 15km의 세력권을 가지고 넓게 행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무등산에 서식하는 수달들의 ‘이동통로’ 격으로 예상돼왔다.

 조사단은 광주천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근거로 조사 중 발견된 수달 흔적을 제거하며 진행된 조사방식을 들고 있다.

 매주 진행된 조사에서 흔적을 제거한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추가 발견된 것은 서식지로 볼 수 있다는 것.

 호남대 이두표 교수는 “수달의 배설물이 같은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건 광주천이 단순한 이동통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개체수와 행동범위 확인 등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하천 최고 포식자로 분류되는 수달의 흔적이 발견된 것은 광주천의 생태적 건강성의 회복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국장은 “수달 흔적 발견은 긍정적 지표”라면서도 “하지만 상류 아파트 건설과 산책로·자전거도로, 하천의 직강화 등은 수달이 사는 광주천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등산 수달 고립 위기…조사 필요”도

 반면 이같은 예상이 사실이라면, 무등산 수달의 경우 고립이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등산에 서식하는 수달이 광주천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고립되는 상황이라면 근친교배로 인한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박 사무국장은 “수달이 사는 광주천을 위해 광주천과 황룡강에 살고 있는 수달과 무등산의 수달에 대한 유전자 조사가 무엇보다도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며 “또한 광주천에 몇 마리의 수달이 사는지, 건강한 지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서식조사, 행동범위 확인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광주천 수달 조사는 광주광역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물환경실천분과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전남녹색연합이 진행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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