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환경운동연합 재활용 실태 조사 발표
일반종이 섞어 배출시 폐기될 수밖에 없어
광주는 수거업체 전무…재활용 더 취약

▲ 송정마을카페 이공 벽면 한켠엔 수집한 우유팩들이 전시돼있는 모습. 광주드림 자료사진

 고급 펄프가 재료인 종이팩은 재활용 자원으로 가치가 크지만 사용후 실제 회수되는 분량은 20%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에선 회수율이 더 떨어지는데,2019년 기준 국민 1인당 종이팩 회수율이 50g에 그쳐 전국 평균 110g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

 31일 광주환경운동연합은 광주 5개 자치구 50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종이팩 분리 여부, 수집량 등에 대한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이 종이팩 수집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달 초에 진행됐다.

 조사 결과 종이팩 전용 분리수거함이 설치된 아파트는 50단지 중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종이류와 혼합 배출하고 있었다. 단독주택이나 원룸지역도 여건은 마찬가지여서, 혼합배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종이팩은 고급 펄프를 원료로 해 재활용 가치가 큰 포장재지만 내부에 코팅된 재질 때문에 별도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게 일반 종이와 섞여 배출되면 그냥 폐기되기 십상이다.
 

한 카페에서 모은 유유팩들. 광주드림 자료사진


 우리나라에서 종이팩은 위생상 안전이 필요한 우유·음료·두유 등을 포장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이 용기로만 연간 약 7만 톤이 소비되는 실정. 하지만 재활용률은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18년의 경우,국내 출고 및 수입량이 7만773톤이었는데,이중 재활용 물량은 1만5773톤에 불과했다. 나머지 80%는 매립하거나 소각된 셈이다.
 
종이팩 분리, 용기 씻어 배출 실천적 대안 중요

 광주지역에선 재활용률이 더욱 취약하다는 게 광주환경연합의 설명이다. 2019년 기준,1인당 종이팩 회수량이 전국 평균 110g인데 반해 광주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50g가량에 그쳤다. 2018년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 당시엔 1인당 회수율이 전국 평균 1인당 90g, 광주는 70g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광주환경연합 관계자는 “1인 평균 회수량만으론 실태 파악에 한계가 있으나, 광주는 현재 회수율과 재활용률이 매우 저조한 게 확실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환경연합은 종이팩 분리 배출과 재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같은 기간 시민 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광주 5개 구 아파트, 일반주택 등 주거지를 고려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종이팩을 분리배출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시민 51%는 ‘일반 종이와 함께 혼합 배출한다’고 답했다. 인지와 실천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

 ‘혼합 배출한다’는 응답자의 80%는 ‘종이팩 배출량이 적거나, 별도 분리수거함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종이팩 재활용율을 높이기 위해선 용기 내용물을 비우고 씻어 배출하는 게 필요한데,36%는 ‘씻지 않고 그냥 배출한다’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의 82%는 ‘본인의 거주지 주변에 종이팩 수거함이 없다’고 답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홍보나 안내, 수거함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종이팩이 일반 종이와 섞여 배출되면 종이를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다량 폐기된다는 게 환경연합의 설명이다. 또한 폐용기의 내용물이 부패한 경우 함께 보관한 다른 용기도 오염돼 전량 폐기 되는 경우도 있다. 내용물 비우고 씻어서 배출해야 하는 이유다.

 광주에선 한 민간업체가 최근 4년간 종이팩을 수집했으나 상태가 불량해 결국 제지업체가 반입을 거부한 상황도 벌어졌다. 이 업체가 포기하면서 현재 광주에 소재한 어느 업체도 종이팩 수집을 하지 않고있다.
 
 분리함 설치, 배출자 실천이 재활용 활성화 관건

 동구·광산구 등 자치구에서 직접 종이팩 수거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역부족이다. 특정구에선 재활용을 견인하기 위해 종이팩과 화장지 교환도 추진하고 있으나 배출자인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버려진 우유팩.


 광주환경연합은 “종이팩 사용은 늘고 있으나 재활용률이 저조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자원 낭비 문제, 폐기물 처리 비용 문제, 온실가스 배출 등의 문제를 키운다”고 지적한다.

 이어 “생산자책임재활용 대상품목 중에 캔이나 패트병 등의 의무부과율이 약 80%인 반면, 종이팩은 30.5%의 의무율이 책정돼 있는 실정”이라면서“이는 재활용이 원활하지 않는 열악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배출과 수집 단계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분리함 설치와 시민 실천을 견인할 홍보 등 방안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분리함 설치는 종이팩 수집과 종이 공장까지 이어져야 한다”면서 “개별 분리함이 있어도 정작 최종 단계에 가서는 일반종이와 혼합돼 버리는 사례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시민참여, 그리고 민관 협력을 통한 재활용을 활성화를 위해 관계기관 간담회, 교육, 홍보, 조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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