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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에도 “광주 장애인 버스타고 고향가자”
광주 장애인들, 설 맞아 이동권 투쟁 계속
휠체어 탑승 버스 운행에도…광주는 제외

김현 hyu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20-01-23 16:59:01
▲ 23일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광주 장애인운동 활동가모임 ‘고함’이 광주 유스퀘어터미널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버스로 전국 일주를 하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남편과 함께 부산에 가서 바닷가에 앉아 맥주 한 잔 시원하게 마시고 싶습니다”

광주 장애인들이 설 명절을 맞아 버스터미널에서 이동권 보장을 또다시 외쳤다. 터미널 입구엔 “고향방문을 환영합니다”는 현수막과 함께 귀성·귀경객들을 위한 행사로 북적였다.

그 현수막 문구는 장애인들을 위한 건 아니다. 휠체어 탑승 고속버스가 시범운행되고 있음에도 이렇다. 전국 4개 노선 중 광주전남지역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아서다.

장애인들은 그 앞에 서서 “우리도 버스타고 고향가고 싶다” 외쳤다.

23일 오후, 광주 유스퀘어버스터미널. 설 연휴를 하루 앞둔 날,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광주 장애인운동 활동가모임 ‘고함’이 주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역 장애인 30여 명과 활동가, 시민사회단체, 정의당 광주시당 등이 참여했다. “휠체어 탑승 고속버스 운행하라!”, “늘려라! 프리미엄처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한 장애인이 내건 문구 “우리도 시민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세기도 바뀌고, 강산도 변하고, 한 사람이 태어나 성년이 되는 동안 휠체어를 탄 사람들이 ‘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외치는 일만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버스회사, 휠체어 버스 적극 운행해야”

이어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에는 협의가 그렇게 잘되는 국토교통부와 고속버스 회사들이, 휠체어 탑승 고속버스 운행에는 왜 그리 소극적인가?”라며 “자율주행 셔틀이 일산에서 시범운행됐다. 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하고 고정장치를 만드는 일이 그것보다 훨씬 더 어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돈이 되는 일이고, 휠체어 탑승 고속버스 운행은 돈이 안되는 일이기 때문인가”라며 “하지만 그러지 말라고 버스회사에 유류세를 깎아주고,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며, 농어촌 버스, 사람이 많이 안타는 벽지 노선에 버스가 없어지지 않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와 버스회사들은 프리미엄 고속버스 도입할 때 만큼 휠체어 탑승 버스 운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명시된 권한을 사용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도시끼리 연결된 휠체어 탑승버스도 중요하지만, 시외버스도 저상버스처럼 많이 증편됐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장애인도 차별 없이 고속/시외버스 타는 진보를 위해 활동할 것을 결의한다”며 “비장애인의 ‘당연한 일상’이 어이없이 간절하고 어처구니없이 소소한 바람으로 남아있지 않도록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휠체어버스, 노선 확대·체계 개선 등 과제 산적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28일부터 ‘휠체어 탑승 설비를 장착한 고속버스’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부산, 강릉, 전주, 당진 4개 노선만이 포함됐다. 광주전남에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2015년 신설된 이후 현재까지 41개 노선, 1일 274회 운행까지 확대됐다. “프리미엄 버스 확대만큼, 휠체어 탑승 버스도 확대해달라”는 게 장애인들의 요구다.

이날 터미널에 모인 장애인들은 노선 확대되면 어디를 가고 싶냐는 질문에 ‘목포·나주·제천·포천·고흥·여수’ 등 중소도시를 꼽았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은 대중교통 시외 이동 시 주로 KTX·ITX 등 기차를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기차의 경우 대도시권을 포함, 일부 구간에서만 한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고속·시외버스의 경우 전국 구석구석으로 노선이 확보돼있어, 탑승 가능 버스가 도입되고 터미널 시설만 개선될 수 있다면 장애인 이동권이 획기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적은 노선과 시설 인프라 부족, 휴게소 정차시간 등 체계 보완과 같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장애인도 자유롭고 안전하게 버스 타는 세상”

기자회견에선 각계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좌석이 비워진 자리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탑승해 있는 모습.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용목 상임대표는 “언젠가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은 자유롭고 안전하게 버스에 타고 기차도 타고 대중교통 이용해서 고향에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내가 가고 싶은 곳도 여행하고 이런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나경채 정의당 광주 광산갑 예비후보는 “광주시장 선거 준비 때 금호고속 사장을 면담한 적 있는데, 그 때 사장님은 금호고속의 목표는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안정적 투자를 해서 전국 고속버스회사를 천하통일하는 것이다고 자랑한 적 있다”며 “저는 대한민국 고속버스 회사를 천하통일하기 전에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서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광주시민들이 그 비전에 더 큰 박수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 휠체어 탑승 버스를 타본 장애인 활동가들의 체험기도 소개됐다. 고명진·서지혜·장지호장애인 활동가 3인은 15일 전주터미널에서 서울 강남터미널로 향하는 휠체어 탑승 고속버스를 이용했다. 이들은 버스 시범운행을 환영하면서도, 개선할 점들이 많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장지호 활동가는 “자리가 너무 좁고, 안전벨트도 너무 짤방서 고생을 많이 했고, 휴게소에선 정차시간이 너무 짧아 뭘 먹을 시간도 없었다”고 했다.

서지혜 활동가는 “우리가 왜 서울 가려고 전주까지 가서 버스를 타야 되는지 그리고 이상한 삐삐 소리를 비상 상황도 아닌데 왜 들으며 타야되는지 모르겠다”며 “광주에서 노선이 많이 만들어져서 편하게 버스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고명진 활동가는 “활동가들이 싸워낸 시외 이동권 투쟁으로 도입된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뻤다”며 “(그럼에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아 더 많은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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