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분양 전환 갈등 유례없는 주민 반발
첨단 호반3차 대책위 “평가업체 규탄 집회”

▲ 분양가 산정을 놓고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첨단 호반3차 아파트. 각 세대마다 `개별분양을 받지 않겠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임문철 기자 35mm@gjdream.com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양가에 대한 주민-임대사업자간 ‘다른’ 입장 때문이다.

분양전환대상인 광주지역 임대아파트의 90%가 몰려 있는 광산구가 갈등의 화약고다. 신창 부영3차가 최근 문제를 풀었으나 첨단 호반3차, 첨단 부영1차 등은 여전히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2년 내에 분양전환 도래가 예정된 규모만 7000여 세대. 광산구 뿐만아니라 광주 전체의 불안요인이 분명하다. 지금부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년과는 다른 싸움의 양상이 전개되기도 한다. 광산구 첨단 호반3차 아파트(정식 이름은 첨단 리젠시빌 3차)가 그렇다.

2000여 대규모 단지인 이 아파트 주민들의 분노는 감정평가법인을 향해 있다. “분양가를 산정하면서 시세보다 1000만 원 이상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대표회의는 3일 “양심을 저버린 감정”이라며 “5일부터 두 곳의 감정평가법인 사무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과 관련, 입주자들이 임대사업자가 아닌 감정평가업체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입주자들의 분노는 자료에 근거해 있다. 첨단호반3차임차인대표회의(이하 대표회의)가 최근 6개월(2008년 10월~올 4월)간 거래가 이뤄진 40여 건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다.

조기 분양된 뒤 최근 매매된 물건들이다.

105㎡(32평·기준층)의 경우, 감정평가법인이 제시한 금액은 1억2800만 원(기준층)인데 이는 대책위 분석 가격과는 큰 차이가 난다.

대책위에 따르면, 단 한 차례 1억2800만 원에 거래된 적은 있지만 나머지 30여 건은 대부분 1억1000만 원 대에서 1억2000만 원 대 초반에서 이뤄졌다. 1억600만 원에 거래된 물건도 있다. 이를 토대로 대표회의가 산출한 평균 매매금액은 1억1531만 원. 감정평가법인이 제시한 금액보다 1200여 만 원이나 낮았다.

김도훈 대표회의 회장은 “감정평가액 산정 시 해당주택의 거래가 없을 때는 주변의 비슷한 공동주택의 거래가를 참고로 하는 `거래사례비교법’을 사용하지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첨단 호반 3차는 해당아파트의 가격이 가장 중요함에도 실거래가와 너무도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면서 “평가업체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감정평가법인이 이렇듯 터무니 없는 금액을 산출한 유례가 없다”면서 “이들 (감정평가)업체들이 이후 또다른 아파트에도 피해를 줄 수 있어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위와는 별도로 주민들은 지난 주 총회를 열어 입주자 과반수 이상의 서명을 받아 광산구에 재감정을 요구해놓은 상태다.

광산구청 관계자는 “감정평가법인은 국토부 인증 기관 중 광주에 지역사무소를 둔 8곳 중에서 순번제로 선택한다”면서 “주민들이 절차에 맞게 이의신청한 만큼, 조만간 재감정 업체를 선정해 다시 평가작업을 벌이겠다”고 답변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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