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 호남권 공청회가 16일 전남대 용봉홀에서 열렸다.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 호남권 공청회가 16일 전남대 용봉홀에서 열린 가운데, 절대평가 도입을 일부 과목에 적용할 것인지, 전 과목에 모두 도입할 것인지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 2가지를 설명했다.

1안은 기존의 수능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 한국사에 2개 과목(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을 추가해 4개 과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2안은 전체 7과목(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을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안이다.

토론자로 나선 신병춘 전남대 수학과 교수는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급격한 변화는 지나친 혼란을 야기한다”며 “전면적인 시행은 2024학년에 도입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 교수는 “입시정책을 개발하기 전에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면서 “고교 교육 정상화는 강제 학업을 바로 잡는 정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 교수는 “절대적인 학업량을 줄이고 대학입학을 위한 평가 틀에서 벗어나 교사들의 자율적인 절대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대학교에서는 고교 교육 정상화를 통해 진학하는 학생들의 선발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2024학년도까지 어떻게 선발할지 입학전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손철수 인천 안남고등학교 교감도 “수시모집의 점진적 확대를 통해 충격을 완화한 사례 처럼 수능 절대평가도 점진적 확대 시행으로 교육현장의 충격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 교감은 “수능시험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으나 엄연히 수능 변별력을 요구하는 정시 25~30%가 존재하는 만큼 2021년 절대평가는 1안으로 가되, 기한을 두고 2안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임진희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장은 “수능 절대평가 도입의 취지에 맞게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려면 2안과 같이 시작부터 전과목 절대평가를 시행해야 한다”며 전면 절대평가 도입에 찬성했다.

이와 관련해 임 지부장은 “수능개편 두 가지 시안 모두 9등급제 절대평가 방식을 전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5등급제 정도 돼야 입시에서 수능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입시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임 지부장은 “교육부가 1안, 2안에 얽매이지 말고 보다 섬세하고 혁신적인 방안을 내놓길 바란다”며 “문제풀이 수능경쟁에 집중하지 말고 정상적인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평가하라”고 요구했다.

문동호 광주여고 교사는 “4차산업으로 대변되는 거대한 변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으므로 수능도 교육과정과 평가의 취지를 반영해 전과목 절대평가를 시행한다면 학생들이 과도한 점수 경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문 교사는 “절대평가를 전면 시행할 경우 동점자가 양산돼 대학의 입장에서는 학생 선발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학생부와 수능의 조합을 활용해 획기적인 대입전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과 EBS 연계에 대해서는 연계율 축소 또는 폐지 의견이 많았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호남권에 이어 18일(부산·울산·대구·경북·경남)과 21일(대전·세종·충남·충북)에 권역별 공청회를 열어 현장 의견을 듣는다. 이후 이달 31일 고시안을 확정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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