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보안부대 활용방안 토론회 열려
80년 5월 광주 무력진압 실질 지휘부

▲ 광주 서구 쌍촌동에 위치한 505보안부대 옛터. <광주시 제공>
80년 5월 발생한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무력 진압의 실질적인 지휘기관인 505보안부대 옛터가 청소년들을 위한 창의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인 가운데, 미래세대를 위해 활용하되 원형 보존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18기념재단이 지난 20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연 ‘505보안부대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였다.

이날 발제에 나선 전남대5·18연구소 최정기 교수에 따르면, 광주 서구 쌍촌동에 위치한 505보안부대는 1980년 당시 광주지역에서 벌어진 예비검속과 국가폭력의 실질적 지휘기관으로, 민중항쟁 진압과 수습과정을 주도하고 실행했다.

1980년 5월 17일 예비 검속된 광주·전남지역 민주인사들은 505보안대로 끌려가 무자비한 고문을 받았고, 이를 기화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이 조작됐다.

▲“5월 민중항쟁 광주지역 중요 지역”

최 교수는 “(505보안대 옛터는)광주지역의 민주화운동이나 인권의 현장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 5·18민중항쟁과 관련해서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광주시는 쌍촌동 993-1 옛 보안부대 터를 5·18역사체험 배움공간과 5·18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시는 2014년 이 부지를 국방부로부터 무상양여받아 확보하고 이듬해 공원조성계획 등에 대한 용역을 실시했다. 그리 올해부터 공원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이 추진되고, 8월엔 실제 공원조성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광주민중항쟁의 현장 중 일부인 505보안부대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5·18민중항쟁의 진실 규명이 아직 완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5·18 전후 505보안부대의 실체 파악 역시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조선대 민주평화연구원 이건근 교수는 “505보안부대는 잔혹한 고문으로 인권 침해가 이뤄졌던 공간이자, 5·18민중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조작했던 곳”이라며 “이를 현대적인 건물로 리모델링하면 당시 흔적이 사라져 후대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전달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505보안부대는 미래세대를 비롯한 모든 시민들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장소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당시 보안부대 터에 있던 본관, 면회실, 식당 및 이발소, 창고, 화장실은 원형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원형 보존이란, 건물의 유지보수가 시행되더라도 증축이나 부분철거 없이 건립 당시 양식과 규모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변경된 원형을 대규모 수리를 통해 복원하는’ 원형 복원과는 다른 의미다.

▲이건근 “원형보존, 민주교육 장소로

이건근 교수는 “원형보존은 훼손 정도와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원형 유지 의도는 다르지 않다”며 “또 원형보존은 개발에 반대하는 장애요소가 아니며, 지역 미래세대에 애향심과 지역공동체 정신을 전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안부대 터는 5?18 진상규명이 가장 덜 된 장소로서 무고한 시민들과 민주인사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그 죄상을 북한소행 또는 내란죄로 조작했던 장소라는 점에서 원형대로 보존, 복원돼야 한다”면서 “강력한 복원회귀성을 가진 보안부대 터를 물리적·기능적으로 보존함으로써 희생자들의 아픔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해 다크 투어리즘 명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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