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세상, 학교부터 만들어가자”

▲ 학교 조리사 파업 지지 전자공고 학생들 피케팅. 광주전자공고 학생회 제공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상 최대·최장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에 교육계 안팎에서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급식 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속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3일부터 5일까지 총파업을 결의하고,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공정임금제 실현 등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촉구할 예정이다.

 2일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이하 광주교육)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 차별 없는 세상을 학교에서부터 만들어가자”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광주교육은 “학교는 비정규직 백화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재 초·중등학교 교직원 중 40%가 비정규직 노동자이고 급식, 복지, 돌봄, 방과후, 교무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을 위해 근무하고 있다”며 “학교의 역할이 다변화 되면서 생긴 대부분의 분야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맡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하지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신분을 규정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는 미비하고 기본적인 고용에 관한 것도 각 시도교육청마다 제각각이어서 불안정한 임금체계와 열악한 처우에 놓여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부당한 차별에 맞선 파업 정당”

 이어 “이처럼 언제나 신분의 불안과 부당한 차별을 받아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당하다”고 강조하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 정부와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책과 불성실 교섭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광주교육은 “학교는 차별이 아닌 협력과 연대정신을 가르치는 곳이어야 한다”며 “학생들의 배움의 장소인 학교부터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나아가 비정규직 없는 곳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파업하는 기간 많은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불편하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번 파업이 가정에서 ‘노동의 가치’와 ‘노동 존중사회’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전남지부(이하 참학)도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성명을 내고, “이번 파업은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각종 차별,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본급 등의 저임금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파업으로 아이들은 물론이고 학부모도 잠시 불편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학교비정규직의 고용안정화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투쟁은 정당하다. 그것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 없이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급식, 더 좋은 교육여건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참학은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문재인 정부는 학교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길 바란다. 그리고 전라남도교육청도 학교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당사자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파업과 관련해서 “학부모님들께 불편과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교육공무직원들에게 적절한 처우를 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어 “현재 단체교섭은 모든 시도교육청이 모여서 중앙에서 집중해 진행하고 있다”며 “교섭 과정에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이에 노동조합은 헌법 제33조의 노동기본권에 따른 파업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17일 청와대 앞에서 학교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교무실무사 등 100명의 전국 학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정부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행을 촉구하며 삭발에 나섰다.<학비노조 광주지부 제공>|||||
 
▲광주·전남 332개교 급식 차질 불가피

 장 교육감은 “예산과 제도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교육감이 더 살피고 노력해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파업 기간 우리 학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3일 광주·전남 332개 학교에서 급식 제공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에서는 253개 공립 초·중·고 가운데 132개교에서 급식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105개교는 빵이나 우유 등 대체 급식을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으며 27개교는 기말고사나 단축 수업으로 점심 전 학생들이 하교할 예정이다.

 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가 5일까지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4일에는 29개교, 5일에는 26개교에서 급식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에서도 200개 학교에서 3일 급식이 중단되는 가운데, 62개교는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으며 12개교는 대체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69개교는 단축 수업을 하고 57개교는 기말고사, 체험학습 등을 시행한다.

 도교육청은 급식 중단 학교가 4일은 137개, 5일은 108개교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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