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시민사회 사임·철회 촉구 잇따라

“통합 동력아닌 걸림돌”…광주시 ‘침묵’

▲ 20일 열린 광주 자동차공장 합작법인 출범식.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할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출범이 갈수록 기대보단 우려로 바뀌어 가고 있다.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광태 전 광주시장을 두고 철회와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것.

 광주형 일자리를 제대로 실현하고 합작법인을 조기에 안착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인물로 과연 박 전 시장이 적절하냐는 의문 부호는 광주형 일자리 자체에 대한 걱정어린 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참여자치21은 22일 성명서를 내고 “박광태 전 시장은 광주형 노사상생일자리 사업법인 대표이사를 사임하라”며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대표이사를 재선임하라”고 촉구했다.

 전날에는 정의당 광주시당이 “광주형 일자리 1호가 박광태 전 시장인가”라면서 “‘상품권 깡’ 박 전 시장 선임을 당장 철회하고 노동존중이사를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출범 이후 ‘박광태 대표’에 대한 반대하는 목소리가 연달아 터져나온 것이다.
 
▲국회의원 경력이 자동차 전문가?

 광주글로벌모터스 이사진은 주주간 협약에 따라 1~3대 주주가 각각 1명씩을 추천, 총 3명(정관에는 3명 이상으로 명시)으로 구성하게 돼 있다.

 박광태 대표이사는 1대 주주인 광주시(광주그린카진흥원)가 추천했다.

 지난 20일 광주글로벌모터스 출범식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박 전 시장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법인 조기 안착을 위해 지역사회를 아우르면서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 정부에 잘 전달할 수 있는 점을 중요하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이 세 번의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모두 산업자위원회에 있었다는 이유로 ‘산업 전문성’을 높게 평가하는 한편, 중앙부처·경제계 등과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꼽았다.

 박 전 시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발기인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하지만 정작 이를 바라는 지역사회 여론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많다.

 박 전 시장이 1943년생으로 올해로 나이가 70대 중반이 된데다 국회의원 시절 소관 상임위가 산자위였다곤 해도 ‘자동차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여기다 과연 박 전 시장이 광주형 일자리를 둘러싼 다양한 지역사회 의견과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냐는 의문도 더해진다.
 
▲“시장때 일방독주형 업무스타일”

 광주시청 청소노동자 탄압, 불통 시정 등 ‘박광태 시장’으로 인한 광주의 ‘좋지 못한 기억’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참여자치21은 박광태 대표가 광주시장 재임 시절 시정운영에서 보여주었던 일방 독주형 업무방식이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 원칙인 노사민정 사회적 대타협에 반하는 리더십”임을 지적하면서 이른바 ‘상품권 깡’을 비롯해 각종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들어 “우려되는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이용섭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때 박 대표의 측근과 참모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며 “보은인사, 자질논란, 업무상 횡령죄, 도덕성 논란 등 인사 참상이, 새로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에도 그대로 옮겨가는, 심히 우려스러운 현실이다”고 꼬집기도 했다.

 참여자치21은 “반대여론을 모르지 않았을 이 시장의 이번 추천 선임 결과는 협상과정에서 현대차로부터 이사 선임은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인사로 했으면 좋겠다는 요구에 휘둘린 것이고, 성급한 법인 출범에 휘말린 이 시장의 자충수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광주시당 역시 “박 전 시장은 업무상 횡령죄 등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기를 마친 지 겨우 1년이 지난 시점에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며 “노사민정의 동등한 참여라는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 정책을 수행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띈 수장이 비리에 연루된 전임 박광태 시장이라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광태 전 광주시장.<광주드림 자료사진>|||||
 
▲“과거 인물에 광주 미래 맡겨”

 광주형 일자리가 광주의 미래를 그리는데 핵심 현안이라는 점에서도 ‘과거 정치인’인 박광태 대표의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더 걱정스러운 점은 이게 자칫 광주형 일자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반대 또는 회의적 여론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박광태 대표 선임이 논란과 우려의 불씨만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나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노동이사제, 반노동계 이사 선임 등 불안요소들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풀어가는데 있어 합작법인 대표이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지역사회로부터 지지나 인정 받지 못하는 대표이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다.

 광주시는 박광태 대표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사무 공간은 광주그린카진흥원에 마련되는데, 시 관계자는 “박 대표는 아직 업무파악 중이다”며 “곧 출근해 업무를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나머지 이사 2명 선임 문제와 관련해서도 “조만간 대표이사와 상의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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