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 선언 후 5·18민주묘지 참배
“부족했던 저에 대해 사과드리러 왔다”
일부 시민 ‘비판’ 1인 시위엔
“사과 목적 뿐” 답 피해

▲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광주를 찾아 ‘실용적 중도 정당’을 만드는 데 “제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민심에 대해선 “부족했던 저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귀국한 안철수 전 대표는 귀국 후 첫 일정으로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이날 오후엔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광주 일정에는 바른미래당 권은희·김동철·박주선·주승용·최도자 의원 등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광주시당 당직자와 당원 등이 함께 했다.

2년여 만에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안 전 대표는 방명록에 “독재의 벽을 부수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님들을 추모하며 그 뜻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평화와 인권이 살아숨쉬는 나라, 공정한 사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진정한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긴장한 표정으로 방명록을 적던 안 전 대표는 중간 중간엔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오월영령에 헌화·분향 후에는 묘역을 찾아 윤상원 열사와 박관현 열사 묘비를 살폈다.

모든 참배를 마친 안 전 대표는 민주의 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먼저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창당 후 당 분열, 바른미래당으로의 합당, 그리고 당 내홍과 일부 세력의 탈당 등 사실상 실패로 끝난 이전 자신의 정치 실험에 대해 사과 뜻을 밝힌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을 위해 영호남 화합, 국민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가했고,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역사의 고비마다 물줄기를 바로 잡는 역할을, 옳은 길을 가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 준 많은 분들의 마음을 제가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운해 하셨을 것이다”며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20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민주의 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 방문 목적을 밝히고 있다.

전날 귀국 후 기자회견을 통해 ‘실용적 중도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안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서는 “당 내외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먼저 말씀을 드리는 게 순서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의 동의를 구하고 함께 결정해서 제가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실용적 중도 정당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안신당 등 제3세력 규합을 위한 물밑 작업이 본격화된 것에 대해선 “노선과 방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노선과 맞다면 많은 분들의 힘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당과의 통합 여부에 대해선 “저는 이합집산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 말씀 드리러 귀국했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설득하겠다”고만 말했다.

한편, 이날 일부 광주시민들은 민주의 문 앞에서 안 전 대표의 5·18묘지 참배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방문하자 일부 시민들은 안 전 대표의 묘지 참배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자발적으로 나온 광주시민”이라고 밝힌 10여 명은 “영혼 없는 참배 그만 선거장사 이제 그만 광주정신 왜곡 그만” “한 번 속지 두 번 속나” “선거장사 이용하는 영혼 없는 묘역참배 광주시민 안 속는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안 전 대표가 묘지를 빠져나갈 때까지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안 전 대표 측 일부 지지자들은 “어느 단체냐” “예의가 없다” “안철수 훌륭한 분인데 이런 천박한 글귀를…” “광주시민 맞나” 등 격한 발언을 내뱉으며 항의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현수막 시위와 관련해서는 “저는 지지해 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또 과정에서 부족했던 저에 대해 사과드리러 왔다. 그 목적 밖에 없다”며 답을 피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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