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김종범씨 고흥 만학도 기사에 감동
3년 뒤 졸업식 맞춰 직접 만나 격려, 축하
인연은 3년 전인 2016년 12월 2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강원도 춘천에서 고흥 관련 기사를 읽으며 가슴 뭉클한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평생 배움에 목말랐던 50~60대들, 즉 김 씨 또래의 이야기였다.
농사, 고기잡이, 장사 등 생업을 하면서 고흥평생교육관에서 틈틈이 배우고 익히는 기쁨을 맛본 만학도들이 그토록 소망하던 교복을 입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김 씨 역시 늦게 공부를 시작한 이력이 있어 고흥지역 만학도들의 도전에 힘이 돼주고 싶었다. 당시 김 씨는 배움을 위해 용기를 낸 고흥 영주고 늦깍이 학생들에게 편지를 썼다.
‘고흥 영주고 신입생 학우님들, 아니 형제 자매님들. 한 분도 낙오하지 마시고 서로 감싸 안으며 동행 하세요.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잖아요. 3년 후 졸업 날짜가 정해지면 연락 한번 주세요. 시간 내서 축하의 자리에 달려갈까 합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2020년, 편지 내용을 잊지 않은 김씨는 3년 간 힘든 배움의 길을 걸었을 형제들을 직접 보고, 축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고흥으로 향했다.
열정 가득한 만학도들과 직접 상봉, 조금은 늦게 핀 배움의 꽃에 대해 서로 경청했다. 배운 후 일상에 찾아온 감격적인 순간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한 과거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환경 때문에 가슴속에 한이 맺히도록 힘들었던 이야기에는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배움을 얻었던 이곳은 그 어떤 학교보다 활기와 웃음이 가득했다.
앞으로 또다른 꿈을 키워나가자고 굳게 약속하고 이별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김우리
ur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