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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로세상보기] 生而不有 (생이불유)
자연은 거기 깃들어 살게 할 뿐, 소유하지 않는다
민판기
기사 게재일 : 2011-05-18

 아침 동산에 붉은 오월의 태양이 떠오른다. 풀잎에 맺힌 아침이슬이 찬란한 햇빛에 반짝거리다 바짓가랑이를 적신다. 동산 여기저기에는 꽃 피고 진 자리에 이별을 아쉬워하는 마른 꽃잎들이 하나 둘 여린 새싹에 묻어있다. 바람이 분다. 그윽한 아카시아 꽃이 수줍은 미소로 반긴다. 아카시아는 70년대 박정희가 벌거벗은 민둥산 가리려고 임시변통으로 심게 한 나무다. 그때는 보릿고개를 넘기가 힘들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국민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미국에 머리를 조아려 얻어온 밀가루를 나눠줬다. 우리 엄니들은 그렇게 받은 밀가루로 죽 쒀서 식구들 허기진 배를 채웠다. 또 죽을 먹이면서 늘 짙은 선글라스를 쓴 나라님께 고마워했다. 세월이 무심타. 5·16과 5·18은 이틀 사이다. 그런데도 그 이틀은 영원히 융합할 수 없는 민족의 아픔을 보듬고 있다. 하나는 군사 쿠데타로 다른 하나는 민중항쟁으로….

 해마다 오월이 오면 아카시아는 하얗게 꽃을 피워 그윽한 향기로 서로 다른 오월을 이야기 한다. 그래서 해마다 아카시아 꽃이 피면 모순된 역사를 아파해 심한 몸살을 앓는다.

 바람이 불면 아카시아 꽃은 한 많은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는 살풀이를 추었다. 춤사위는 이랬다. 사람들아 너무 서러워하지 마라. 자연은 우리들을 거기에 깃들어 살게 할 뿐, 내 것 내 소유가 아니다. 우리는 내 것인가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의 관점으로 보는 일에 익숙해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자연은 우리들에게 우주적 대가족주의에 대해 가르쳐 준다. 덩덩 덩 더 쿵 덩 덩 덩 더 쿵.

 자! 이제 80년 오월을 이야기 해보자. 80년 오월이 있기 전 우리들은 그동안 서로를 질시하고 미워했다. 먹고 살기 위해 본분을 망각하고 서로를 시기했다. 그렇게 동물처럼 살던 우리들에게 80년 오월항쟁은 하나의 시민 공동체를 만들었다. 저항을 통하여 만들어진 공동체는 `내 것이 아닌 우리 것’이라는 나눔을 실천했다. 모자라는 피를 나눴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주먹밥을 나눴다. 민주라는 제도 속에 인권을 심었다. 그리하여 위대한 민주·인권·평화라는 광주정신을 창조했다.

 2011, 30+1! 오월항쟁은 이제 한 세대를 넘어섰다. 우리의 오월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이렇게 청년으로 성숙했음에도 여전히 오월은 무겁다. 음습하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어떻게 바꿀까? 이제 당사자들이 젊은 청년들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80년부터 지금까지 오월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그대로다. 이러니 오월은 늘 시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청년들을 교육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에게 교육을 시켜 실질적인 주체로 참여시켜야 한다. 그들이 기획하고 운영하게 하면 그것이 최상의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다. 참여 속에서 이들은 사유한다. 그리고 경험을 통하여 새로운 것들을 창조한다. 40~50대가 바라보는 5·18과 20~30대가 바라보는 5·18은 보는 관점이 다르다. 혹자는 이런 말을 할 것이다. 당사자가 아닌 자들이 어떻게 오월을 이야기 할 수 있느냐고….

 예를 하나 들어보자. 68혁명의 저항정신을 락 페스티벌로 승화시킨 축제인 `우드스탁’에는 해마다 60만 명의 젊은이들이 모인다. 이곳에 모인 세계의 젊은이들은 해방된 공간에서 마음껏 저항하고, 자유를 만끽한다. 이것이 세계화다. 그러나 우리들에 오월은 어떤가? 30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당사자들이 자기 몫을 소유하려 한다. 이런 박제된 생명력 없는 축제로는 세계화는 허공을 맴돌 뿐, 당사자인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고 말 것이다. 진정으로 오월을 세계화하려면 통 큰 발상 전환이 해법이다.

 민판기 <(사)금계고전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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