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렌도르프 비너스3

▲ 코스텐키 비너스(Venus of kostenki). 13.5센티미터. 석회석. 1988년 러시아 돈 강 코스텐키(kostenki) 구석기 유적지에서 찾은 만삭 여자 몸 비너스다.
 (저번 호에 이어서 씁니다)

 미술학자들은 큰 가슴과 엉덩이를 중심으로 이 비너스 상을 설명한다. 바로 풍요와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상으로 보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 상을 보면서, 그때 당시 남자들에게, 또는 어떤 한 무리에서 가장 존경받고 사랑 받은 여자는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여자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몸 자체가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여자, 이 여인상처럼 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한 여자가 그때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한다. 그러니까 이 여인상은 그때 당시 ‘비너스’ 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비너스 상이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다는 것도 그저 짐작이고 가설일 뿐이다.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이러한 짐작은 처음부터 잘못된 가설일 가능성이 높다.

 이 가설로는 빌렌도르프 비너스의 독특한 머리 모양을 설명할 수 없다. 또 임신한 여자의 몸을 조각한 것도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면 꼭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다. 허릿살과 엉덩이가 이어져 있어 임신한 여자의 몸과 다르게 보이고, 정면에서 보면 가슴 바로 아래에 홀쭉하게 골이 나 있다. 이는 위 사진에서 만삭의 여자 몸을 조각한 러시아 코스텐키 비너스 배와 빌렌도르프 비너스 배를 견주어 보면 알 수 있다.

 구석기 여인상은 유럽과 서부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는데,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빌렌도르프 비너스와 달리 풍만하지 않은 것도 있다. 구석기 시대 유럽 여자들의 몸매가 어땠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아래 사진에서 몸이 풍만하지 않은 여인상은 어쩌면 당시 유럽 여자들의 실제 몸매였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코스텐키 비너스(Venus of kostenki). 1988년 러시아 돈 강 코스텐키 구석기 유적지에서 나온 비너스다. 이런 여인상은 유럽과 서부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는데, 빌렌도르프 비너스와 달리 임신을 했는데도 풍만하지 않은 것도 많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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