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년의 전통을 가진 세계적 권위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2010년 인쇄본 발매를 중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미래학자 버크민스터 풀러가 이야기 한 ‘지식 두 배 증가 곡선’에 의하면 현재는 13개월마다 인류지식의 총량이 두 배로 증가하며, 이 주기는 앞으로 최대 12시간으로 단축된다고 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고, 필요할 때 원하는 지식을 찾아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지금 세계의 교육 강국 핀란드가 파격적인 교육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OECD에서 실시하는 국제학습 프로그램의 평가에서 핀란드가 1위, 우리나라가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한 해 동안 사교육비 투자 금액이 경기도 예산에 해당하는 18조 원이지만 핀란드는 OECD국가들 가운데 가계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이 가장 적은 나라로 우리나라의 30분의 1정도일 뿐입니다. 한 시간 동안 공부해서 얼마나 점수를 향상시키는지가 ‘학습효율화지수’인데 핀란드는 여전히 1위이고 우리나라는 24위입니다. 즉, ‘학습효율화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많은 시간과 돈, 노력을 투입하면서도 어느 시점 이후 학습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나라 학생이 오직 공부에만 매달려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총 12년을 투자하면서도 학습효율화지수가 24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교육현장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핀란드의 교육현장을 살펴보면 가장 큰 변화는 ‘융합교육’입니다. 서로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가 하나의 사회문제를 선정해 과목 간 지식을 통합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수학시간에 면적 산출 공식을 가르치고, 사회시간에 오염에 의한 자연 생태계의 변화를 살펴보는 수업이 모두 통합되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기름으로 오염된 바다’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고 선박을 인양할 때 기름유출의 방지방법, 기름 유출시 주변 해역에 미치는 오염에 의한 변화, 오염지역의 면적을 알아보고 오일펜스 설치하기, 유출된 기름의 제거방법 등 하나의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여러 과목이 통합돼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핀란드 교육변화의 핵심은 사전에 교과서에서 미리 얻을 수 있는 머릿속의 지식과 정보가 아니라 이를 활용해 주어진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의 향상에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것만이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교육이라는 것을 우리도 알아야 합니다. 결국 폭발적인 기술 발달로 정보의 양이 급격히 많아지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요소는 개인에게 점점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능력입니다. 미국의 225개 기업에서는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소통능력’과 ‘협업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완벽한 암기가 아닌 지혜를 갖추게 하여 우리 아이의 미래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통능력’과 ‘협업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녀에게 다양한 경험이 허용되는 자녀양육방법을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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