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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필 터무니를 찾아서]2년 만에 다시 대만행
[타이빼이 배움 여행]<1> 프로그램 직접 짜다
전고필
기사 게재일 : 2019-02-15 06:05:01
▲ 스펀에서 소원등을 날리다.
 여행의 전제는 돌아옴이다. 돌아올 때 그 지역의 특산물이나 이색적인 것들을 들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머릿속이 자글거리도록 충격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인생에서 그런 여행을 다녀오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이번 대만으로 떠나는 여행은 지난 2년전 떠났을 때와 또 다르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 떠나면 만나게 되고 배우게 되는 것이 여행이 맞다.

 수차례 방문한 대만으로 또 떠나게 된 여행은 담양군에서 추진하는 복합문화공간 오픈과 맞물려 아이디어를 얻고 담양에도 좋은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제안에 의해 시작되었다. 군청의 문화관련 담당 공무원과 담양문화재단의 책임자들과 떠나게 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이런 여행을 선진지 시찰이라는 이름을 부른다. 하지만 나는 이런 말을 사용하는게 싫다. 어느 곳이 선진지라고 하면 내가 출발하는 지점은 상대적으로 후진적이고 낙후된 곳이 된다. 어떤 삶의 처소가 후지단 말인지 도통 이 말을 사용한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택한 용어가 배움 여행이다. 배움은 편향적이지 않다. 배움은 누군가와 나누고 교감하는 것이 배움이다. 한 지역의 여행자가 타 지역을 가서 접하게 된 대부분의 것들은 여행자에게 생각할 꺼리를 제공하고 사유와 침잠에 들게 하며, 내 삶에 적용 가능한 것이 있는지 계산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지난 초겨울 화성의 시티투어 착한여행 하루를 동승하면서 나는 진정한 시티투어라는 것이 이런 것임을 느꼈고, 그런 여행이 광주나 담양이나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이뤄지길 바랬다. 그래서 지역과 상생하는 관광에 대한 포럼 자리를 마련하면서 우리 지역의 활동가들과 행정에 있는 분들이 배워 가시길 바랬다. 이구동성으로 배움이 컸다고 얘기했지만 아직 변화는 오지 않았다. 현재의 시티투어는 어쩌면 암묵지와 같은 것이다.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휼륭한 자원이다. 나는 이것을 눈여겨 보고 있다.
 
▲여행의 기술과 코스

 멀지 않은 날, 그간 배우고 익혔던 관광의 기술과 철학을 시티투어 안에 담아 볼 생각이다. 하여튼 우리의 여행 코스는 최대한 한곳에 머물면서 배우고 익히며 소통하고 가는 형식을 주문 받았다. 항공권만 여행사에 의지하고 현지의 숙박과 식사, 차량과 가이드, 그리고 코스 모두는 내가 예약하기로 했다. 대인시장에서 함께 일한 동료가 중국어를 전공해서 두해전의 여행에서도 도움을 받았던 터라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 여기고 발동을 걸었다.

 담양의 복합문화공간 사업이 폐산업 시설의 리모델링을 통한 실효성 있는 문화 거점을 만드는데 있으니, 대만의 사례 지역과 시설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 해서 지난번 방문했던 1914 화산 문화창의 단지와 송산 문창원구, 보장암 문화예술구, 바오피랴오 고건축물 등이 주요 방문지였다. 거기에 최근에 이 지역을 방문한 문화관광연구원의 벗이 권장해준 용산사 근처의 약령시 리모델링 공간, 서문정 거리의 서문홍루, 풍등으로 유명한 스펀 거리 등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타이빼이 101타워.

 항공편은 무안에서 출발을 하니 최적의 조건이었다. 타이빼이 아트 빌리지에 있는 분의 안내를 받을까 혹은 차사극단의 쭝차우라는 지인에게 안내를 받을까 망설이다 그냥 두었다. 스스로 보고 느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코스와 개략적인 시간표는 내가 설정했다. 대만 여행과 관련한 가이드북이 세권이 있으니 그 책의 힘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보완했다. 그렇게 조정한 일정표는 첫날 오후 비행기이니 대만에 도착하자마자 서문정 거리로 가서 서문 홍루를 보고, 저녁을 먹은 후 101 타워 전망대를 가는 것이었다. 둘째날은 토요일 아트마켓이 서는 송산문창원구와 화산 1914 문화창의원구를를 보고, 용산사와 바오피랴오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느슨한 일정이니 밤에는 광주에서 그토록 갈구하는 브랜드 공연을 만나는 것으로 타이빼이 아이 라고 하는 극장의 경극과 각종 공연을 관람하며 맺는 것이다. 3일째는 국립 고궁박물관과 중정 기념당을 거쳐 타이빼이 아트 빌리지와 보장암 국제예술촌까지 가고, 밤에는 스린 야시장에 들리는 것으로 일정을 마감한다. 넷째날은 좀 쉬어주는 날로 국립 야류 해양공원과 진과스 황금 박물관, 지우펀 거리, 스펀 풍등 체험을 하고, 마지막 날은 국립 타이완 박물관과 2·28 기념관을 들린후 공항으로 가서 무안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돌발 변수를 기대하는 여행

 여유롭게 잡은 일정이라고 하지만 기실 현장에 가면 돌발변수도 많이 있을 것을 예감하며 여섯명의 일행과 일정을 공유했다. 소규모의 단체 여행이니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없지만 내 자신의 여행 준비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현지의 가이드는 통역 가이드인터라 목적지의 개요와 현황, 우리가 익히고 배워야 할 대목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공부가 필요했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정보는 익히 알고 있는 터라 다시 읽기만 하면 되는데 그 보다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했다. 손을 벌렸다. 연구원의 벗에게 자료를 요청하니 출장을 다녀온 보고서를 보내 준다. 거기에 또 하나의 팁을 준다. 영등포문화재단에서 곧 방문하려고 하니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정보였다. 재단의 후배에게 요청을 하니 선뜻 자료를 준다. 충분할 듯 해도 포만감이 들지 않아 몇가지 검색어를 넣고 찾아본다.

타이빼이 아이로 불리는 공연.

 거의 준비를 마칠 무렵인 16일과 17일 1박2일의 포럼이 있고, 심지어 17일 저녁에는 대구에서 연구소의 이사회가 있다. 18일 오전 10시에 광주에서 무안으로 출발하자니 이렇게는 몸이 감당하기 힘들다 싶어 대구의 연구소장에게 양해를 구한다. 참석하지 못하겠노라고, 수화기 너무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너 그럴 줄 알았다”라는 느낌이 인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르지만 몇해전 쓰시마섬을 갈 때 무리한 일정으로 몸이 아파 여행을 망쳤던 기억이 선연해서 잊어버리기로 했다. 대신에 돌아오는 길에 글랜피딕 한병 사오는 것으로 마음 정리를 마쳤다.
 
▲체크리스트를 생각해 보니

 D -1일 집에서 여권도 챙기고, 무언가를 배낭에 넣는데, 빠진 것이 많다. 불우한 나는 현지 음식에 적응을 잘 못한다는 것, 그래서 한국식 먹거기를 바리바리 싸야 한다는 것. 그런데 이 또한 준비가 안된 것이다. 아내에게 김치를 엷게 썰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이를 진공 봉투에 넣고 다시 진공박스에 담아 달라했다. 집 앞 마트로 가서 이것저것 해외에서 먹을 것을 고른다. 통념대로 튜브고추장 2개, 햇반 여섯개를 담고 아심찮아서 젓갈 코너로 갔다. 토하젓이 보인다. 넓적한 병안에든 토하를 챙겼다. 이만하면 준비완료다.

야류해양지질공원.

 배낭에 옷가지와 노트북과 책을 넣고, 비상식을 넣어도 아직 자리가 넉넉하다. 굳이 다른 것 필요없다 싶어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고 자축하고 있는데, 무언가 또 부족한게 나타나는데 생각이 안난다.

 머리를 굴려 보니 함께 할 일원들에게 ‘비정성시’라는 영화 정도는 보고 와야 한다는 정보를 드리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를 우리와 함께 겪었지만 우리와 달리 원주민 사회, 청왕조 지배시기, 포르투칼의 식민지, 일제 강점기를 겪은 나라의 슬픈 비애가 담겨 있는 영화는 ‘시디크 발레(무지개 전사)’라는 영화와 꼭 봐야할 대만에 대한 이해의 기본이 되는 것이기에 사뭇 아쉬웠다. 정말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해 아쉬웠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여행 경비의 환전을 하지 않은 것이다. 굳이 달러로 환전하지 않고 대만의 원으로 하면 되는데 며칠전 확인하니 36원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미리 미리 준비하면 알뜰하게 대응할 것인데, 바쁘다는 핑계와 게으름으로 속수무책이다. 은행 시간까지 종료되고 무안공항에서 과연 환전이 가능한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검색을 해 보니 공항에서 환전이 가능하다. 그럼 아침 일찍 은행에 전화해서 대만 화폐가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할 터이다. 전체 경비로 500만 원 가까이를 환전해야 하니 더 정확해야 할 터이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잠을 청한다.

화산문창원구의 옛정원.

 아침에 사무실 들렸다가 문흥동에서 세분을 모시고 공항으로 출발하면 되는 일정의 시작. 평소 안면이 있는 분도 계시지만 전혀 낯선 분도 계시니 서로 어색하지 않으며 즐겁게 다녀야 할 터이다. 그렇게 여러 번을 떠났어도 짐짓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이른 아침 사무실에 들러 갈무리 할 것들은 정리를 하고 문흥동에서 픽업을 하고 무안공항에 도착했다. 무안에서 타이빼이 직항노선을 타고 이제 들어가는 것만 남은 것이다.
전고필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8권역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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