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운동부족이 원인인 경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운동=건강’이라는 인식의 확산과 더불어 오히려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아픈 환자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운동에 지나치게 몰두하게 되면서 스스로 운동량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를 `운동중독’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운동중독은 간혹 죽음을 초래하기도 한다. 개그맨 김형곤이 운동 후 심장마비로 사망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가끔 마라톤 대회도중 누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곤 한다.

그렇다면 운동의 무엇이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이끈다는 것일까? 개인차가 있지만 달리기 시작 30분 후부터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상태에 도달하는데, 이는 신체에서 분비되는 마약성 물질인 내인성 오피오이드 펩티드와 모노아민의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난다. 몸이 붕 떠있는 것같은 이상야릇한 행복감과 환각상태를 체험하고 나면 자꾸 운동에 탐닉하여 중독상태에 빠지게 된다.

대표적 증상은 심리적 불안과 강박관념이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경우 운동을 멈추면 다시 살이 찔 것 같은 불안감에 운동량을 점차 늘리게 되고, 매일 운동을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스트레스는 코티졸 분비를 유발해 허기진 느낌과 식욕을 증가시키며, 지방을 내장에 축적시켜 운동을 할수록 살이 찌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무릎이 아프지만 아픔을 참고 달리다보면 무릎 통증이 사라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운동시 뇌에서 분비되는 베타 엔돌핀의 진통효과 때문이나 진통효과는 곧 사라진다. 통증을 이기기 위해 운동에 집착하지 말고 적절한 휴식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과다한 운동으로 유발되는 근골격계질환은 발목염좌,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손상, 정강이부목, 무릎주위 건염, 장경인대 마찰증후군, 요통, 테니스엘보, 골프엘보, 견비통, 회전근개손상 등이며 이는 지속적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고질병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스포츠의학회가 제시한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을 보면 많은 운동량과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개인별 상태에 따라 걷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1회 15~60분, 1주 3~5일하고, 근육량 소실 예방을 위해 주 2회 근력강화운동을 권장하는 정도이다. 운동은 다다익선이 아니라 과유불급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날씬한 몸매를 위해 과하게 운동을 하는 사람보다, 약간 배가 나왔지만 주 5회, 30분 정도 규칙적으로 걷는 사람이 오래 산다는 통계자료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염승룡 <원광대학교 광주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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