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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몽키하우스에도 위안부가 있었다
어쩌다 페미니스트
기사 게재일 : 2018-10-10 06:05:02
▲ SBS `그것이 알고싶다’ 꽃들에 관한 인권보고서 2부 -몽키하우스와 비밀의 방 화면 캡쳐.
 국가가 기지촌 여성들에게 미군 상대 성매매를 권유·조장·방조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SBS ‘그것이 알고싶다’ 1008회 ‘몽키하우스’ 편에선 이 사실을 다룹니다. 몽키하우스는 영어로 ‘매춘굴’의 은어 표현으로 성병 검진에서 탈락한 여성들을 감금한 수용소를 이르던 말이었어요.

 ‘어쩌다 페미니스트’는 지난달 22일, 열한 번째 토론모임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고민해봤습니다. ‘1차 가해자는 누구인지’와 ‘기지촌 여성들을 위안부로 부른 이유’에 대해 토론했는데요. 쟁점은 ‘위안부’라는 표현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번졌습니다. 이번 모임에 참석한 회원은 영, 남, 리, 미, 경, 재 6명입니다.
 
 리: 저는 몽키하우스에서 감금됐던 분들이 성매매 산업의 피해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위안부’라는 지칭이 좀 거북스러워요. 이분들의 나이가 어렸고 피해에 쉽게 노출됐다고 볼 수 있지만 왜 위안부라고 부르는 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영: 1980년대만 하더라도 이분들 역시 위안부라고 불렸어요.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이전의 위안부라는 말의 쓰임은 ‘일본군 위안부’라는 의미보다 ‘매춘, 창녀, 윤락여성’의 이미지로 매치됐어요. 현재 우리가 인식하고 합의하고 있는 위안부의 의미와는 달랐죠.

 재: 이분들을 단순히 성매매 피해자라고만 칭할 수 있을까요? 국가폭력의 문제에서 봐야할 것 같아요.

 경: 저는 국가의 자주성 유린 문제로 봤어요. 우리나라 정부가 미군의 요구에 의해 여성들의 성병을 관리…. 관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폭력적이었지만, 정부는 관리라고 주장했으니까 어쨌든 미군의 요구를 다 들어줬어요. 극심한 고통을 주는 페니실린을 그냥 맞췄고요.
 
 당시 박정희 정부는 몽키하우스로 불린 수용소에 주한미군이 성병에 걸렸다고 지목한 여성들을 감금해 강제치료를 했고, 약 과다투여로 사망에 이르도록 하는 등 무자비한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리: 근데 그 당시에 달러 수입의 50% 이상이 기지촌 여성들에게서 나온 것이라는데 그래서 국가에서 관리를 한 것 아닐까요?

 미: 하지만 주한미군이 없었으면 우리나라 경제가 망했을까요? 주한미군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여성들이 몽키하우스로 끌려가고,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라 생각해요. 어찌되었든 그 당시 위안부라고 불렸고 지금에 와서 그들을 그냥 기지촌 여성, 성매매 피해자라고만 부르기에는 그분들의 피해 사실이 너무 마음 아파요.

 남: 그 당시 우리나라 상황이 일제강점기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저번 모임 때 말했던 게 생각나는 데 위안부 문제를 두 가지 방향에서 바라 볼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식민지적 관점과 젠더론적 관점에서요. 일본이 우리나라 여성에게 피해 입힌 것은 식민지적인 관점과 일본 남성이 우리나라 여성을 위안부로 만든 젠더론적 관점 모두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주한미군 위안부는 ‘국가가 우리나라 여성을 관리해서 미군에 바쳤다? 상품화했다? 합법화 시켜줬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요. 방송에서 보면 백태하 대령이 주한미군 유흥시설의 뒷배라고 나오잖아요. 그리고 기지촌 여성들에게 애국자라고 치켜세워주기도 하구요.

 영: 여러분 모두 가해자는 국가 자체라는 점에는 다들 동의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면 저는 미국이 더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나라 정부가 왜 미군의 눈치를 보면서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줬을까요? 단순히 달러를 벌어들이려고?

 경: 단순히 포주 나쁘네, 국가 이것들 안 되겠어, 미국 진짜 별로네 이렇게 단순히 생각하고 넘어가면 안 될 문제 같아요. 왜 그 당시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봐야했는가 또한 그 다음 정부들은 왜 입 닫고 있었는가에 대해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군산 그 작은 도시에서만 미군을 상대하는 여성이 600명이었다고 해요.

 미: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성매매가 불법이에요. 그리고 그 당시에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미군기지 주변으로만 성매매를 합법화 시킨 건 단순히 돈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네요.

 재: 왜 항상 여성들이 피해자일까요? 왜 여성은 항상 도구로 착취당하는 걸까요? 진짜 마음아파요.

 남: 역사적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피해를 입었던 사실이 많았죠.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지금도 성매매 산업이 활발하잖아요. 암암리에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어쩌다 페미니스트>
 
 ‘어쩌다 페미니스트’는 이 땅의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소모임입니다. 우리의 일련의 과정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요. 그렇기에 많은 응원과 관심이 필요해 독자 여러분과 우리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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