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 되어버린 천재’, ‘천재가 무엇인가?’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태어난 이들. 그 무언가가 남들에게 부러워 보이고 그 사람이 비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을 때에야 그들은 날개를 달고 태어난 천재라고 인식된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날개가 아니다.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그들의 등에 돋아났을 때 그리고 그것이 그 시대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일 때야 비로소 그것은 등에 난 혹이 아니라 날개처럼 보이는 것이다. 날개를 달고 태어났다고 다 천재가 아니다. 날개는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그 날개가 시대를 가로질러 찬양받는 것이라면 그는 천재인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비상한 머리, 이것이 우리 시대의 날개이다. 이 날개를 달고 태어난 이들은 거침없이 날개를 펼쳐 하늘로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날개를 가지고 태어난 자들은? 그들이 지닌 것은 날개가 아니다.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찬양받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날개가 아니며 날개로서의 가치라고 취급받지도 못한다. 그리고 그들의 날개는 단호한 기준에 의해서 거세된다. 날개를 잃은 그들은 추락하고 그 시대에서 잊힌 자가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거세당한 그들의 날개가 시대의 또 다른 기준이 될 때 즈음에서야 이미 추락하고 없는 그들은 미래에 의해 박제되어버린 천재라고 찬양받는다.
진정한 날개가 무엇이고 진정한 천재가 무엇인가.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나의 옆에, 당신의 옆에, 우리 사이에 스며들어 있다. 시대를 제대로 타지 못한 날개는 제 몸을 바로 펴지도 못하고 꺾인다. 진정한 천재는 없다. 한 시대에서 찬양받았더라도 그 시대를 지난다면 그는 잊혀진 천재일 뿐이며 우리는 결국 날개가 꺾인 누군가인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기준, 그들이 부러워하고 바라는 것. 그것에 의해 결정되는 최고의 날개와 천재는, 얼마나 덧없는가. 잔혹하지만 이러한 날개는 역시나 아름답고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천재들은 그들의 날개를 거세당하지 않기 위해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문우주<수완 하나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