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닐 비, 저 피, 없을 무, 나 아. 비피무아란 무엇일까?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쓸모가 있다니, 생각이 나도 섣불리 남에게 등급 매기지 말라는 말 같다. 우리는 1등, 2등, 매기는 것을 좋아한다. 고기에도 1등급과 2등급, 앉아있는 학생들에게도 1등급과 2등급. 그리고 그 1등급, 2등급의 반대편에는 7등급, 8등급의 버려지는 고기들. 학생들에게는 대항 못하는 떨거지들이라는 인식이 붙여진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없다면 1등, 2등 또는 1등급, 2등급이 존재할까?

 자연이 있기에 땅이 있다. 땅이 있기에 건물이 있다. 건물이 있기에 우리가 살 수 있다. 부모님이 있어야 내가 있다. 부모님의 부모님이 있어야 우리 부모님이 계신다. 여자가 있어야 남자가 있다. 남자가 있어야 여자가 있다. 사람이 있어야 국민이 있다. 국민이 있어야 나라가 있다. 이처럼 모든 삶의 근원은 이어져있다. 어느 것, 어느 하찮은 것이라도 그것을 하찮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 실상은 모든 것에 쓸모가 있다. 세상에 하찮고 비루한 것은 없을 것이다. 화려한 아이돌 뒤에는 무대 스태프들의 땀, 재밌는 예능 프로그램 뒤에는 하루 종일 땡볕에서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뛰는 사람들의 수고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본인들은 하루 종일 고생해도 TV에 얼굴 한 번 안 나온다고 비루하고 하찮다고 생각할까? 그 사람들이 있기에 프로그램이 있고 프로그램이 있기에 수입이 있고 수입이 있기에 방송국이 있다.

 이처럼 모든 잘나가는 화려함 뒤에는 뒷받침 해주는 이름 모를 영웅들이 있다. 예를 들면 세종대왕의 위대한 한글 창제 속에 이름이 기재돼 있지 않은 학자들, 만리장성 건축 속의 진시황 말고 힘든 공사에 영문 모르고 동원됐을 백성들, 정조의 수원화성에 동원되었던 수많은 백성들, 더 많은 고생을 했지만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너무 씁쓸하지만 현실이다. 그럼에도 이 영웅들 덕분에 우리는 현재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유여람<화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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